▲ kt 신인 외야수 김건형. ⓒkt 위즈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시간을 거슬러 지난해 9월 9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선 2021년도 신인 트라이아웃이 열렸다.

해외 및 국내 고등학교와 대학교 중퇴 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날 트라이아웃에는 8명의 도전자들이 자리했다. 파주 챌린저스 소속의 내야수 김동진과 일본 독립리그 고치 파이팅독스 출신의 내야수 송상민, 심정수의 아들로 먼저 유명해진 심종원 등이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현장 관계자들의 주목을 받은 이가 있었다. 바로 미국 보이시대학교 출신의 외야수 김건형이었다.

김기태 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아들이기도 한 김건형은 이날 트라이아웃에서 빠른 발과 안정된 수비력, 정교한 방망이로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얼마 뒤 열린 신인 드래프트 2차지명에서 kt의 8라운드 부름을 받았다.

이후 익산구장에서 진행된 마무리캠프를 통해 프로로 발을 들인 김건형은 이달 1일 기장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시작된 1군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초청장을 받았다. 8라운드 지명자 입장에선 뜻밖이었던 소식. 김건형과 함께 이름을 올린 신인은 내야수 권동진과 우완투수 한차현뿐이었다.

▲ 지난해 9월 신인 트라이아웃에서 수비를 펼치고 있는 김건형. ⓒ스포티비뉴스
아직은 한국야구가 낯선 김건형은 기장에서 차근차근 프로의 맛을 느끼고 있었다. 1996년생으로 나이로는 막내가 아니지만, 여느 신인들처럼 재빨리 움직이고 늘 경청하는 자세를 보이면서 적응도를 높여갔다.

이를 흐뭇하게 지켜보는 이는 역시 이강철 감독이다. 최근 기장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김건형의 선발부터 1군 스프링캠프 초청까지의 과정 뒤 숨어있던 속내를 밝혔다.

이 감독은 “사실 김건형을 1군 스프링캠프로 불러들이면서 고민이 많았다. 괜히 야구인 2세라서, 내 후배의 아들이라서 뽑혔다는 편견을 갖게 될까 걱정했다”면서 “그런데 김건형이 기장에서 착실히 실력을 뽐내고 있다. 중요한 점은 함께 뛰는 선수들이 이를 느끼고 있다는 사실이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감독이 예로 꼽은 장면은 김건형의 타격 훈련이다. 화끈한 장타는 아니지만, 날카로운 타구를 때려내면서 동료는 물론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베테랑들이 가끔 내게로 와서 김건형의 타격을 칭찬하고 한다”고 귀띔했다.

자세 역시 남다르다는 평가다. 김건형은 주위 동료들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지면서 시행착오를 줄여가고 있다. 자신보다 나이가 5살 어린 소형준에게도 조언을 구할 정도로 적극적이다.

물론 이러한 첫인상이 1군 직행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1군 무대에서 뛰기 위해선 기본적인 공수주가 갖춰져 있어야 하고, 또 엔트리 경쟁도 이겨내야 한다.

김기태의 아들로 출발해 트라이아웃 참가자를 거쳐 1군 스프링캠프 초청자로 위상을 높이고 있는 25살 신인. 편과 싸우는 김건형의 도전은 계속된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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