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이강인(20, 발렌시아)이 돌아왔다.

이강인은 21일(이하 한국 시간) 스페인 발렌시아 메스티야에서 열린 프리메라리가 셅타 비고와 24라운드에서 시즌 4호 도움을 신고하며 팀 2-0 승리에 한몫했다.

90분 내내 천리안 같은 시야와 정교한 침투 패스로 자신을 중용하지 않는 하비 그라시아 감독에게 '무력 시위'를 펼쳤다.

팬들이 기억하는 이강인이 뚜렷이 돌아온 장면은 경기 중 2차례 나왔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후반 19분. 이강인 스루 패스가 막시 고메스에게 연결되며 절묘한 득점 기회로 이어졌다.

골망을 가르진 못했다. 그러나 셀타 비고 골키퍼 루벤 블랑코가 고메스 슈팅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발을 건드렸다. 곧장 주심 휘슬이 울리고 주머니에 자리하던 레드카드가 스타디움 조명을 받았다 .

이강인 특유의 전진 패스가 팀에 수적 우위를 안기고 2-0 승리 주춧돌을 놓았다.

▲ '선발 이강인'은 늘 제 몫을 다한다.
후반 추가 시간 3분. 이강인은 약 4개월 만에 라리가 공격 포인트를 수확했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틈을 엿보던 마누 바예호에게 정확한 'A패스'를 찔러 결승골에 이바지했다. 발렌시아는 이후 케빈 가메이로가 추가골을 뽑아 완승 마침표를 찍었다.

이강인은 경기 종료 뒤 MOM(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되며 활약상을 인정받았다. 스페인 언론 호평도 쏟아졌다. 스페인 최대 스포츠 신문 '마르카'는 21일 "셀타 비고 전에서 가장 눈에 띈 선수는 단연 이강인"이라며 "2차례 결정적인 패스로 경기 물줄기를 바꿔버렸다"고 칭찬했다.

이강인은 또래 선수 가운데 가장 시야가 넓고 패스 질이 좋은 미드필더로 꼽힌다. 지난해 10월 엘체 전에서도 번뜩이는 창조성을 발휘했다. 교체 출전으로 단 22분만 소화했음에도 도움 1개, 키패스 4회, 패스 성공률 94.4%의 압도적인 폼을 자랑했다.

후반 29분 원터치에 이은 환상적인 스루 패스로 토니 라토 골을 도운 장면은 백미였다.

최근 팀 내 입지는 불안하다. 선발은 물론 교체로도 좀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이 탓에 그라시아 감독과 불화설, 오사수나로 이적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나 이번 셀타 비고 전에서 확인되듯 '이강인의 패스'는 경기 흐름을 바꾸는 힘이 있다. 그라시아 감독 역시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훌륭한 수준의 패스를 보여줬다"며 이전과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양질의 패스를 전방에 공급해 '정적인' 발렌시아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을 줄 아는 이강인이다. 24라운드를 기점으로 시즌 후반기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 이강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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