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저한 자기 관리의 대명사가 되고 있는 삼성 라이온즈 데이비드 뷰캐넌.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2020년 오키나와 삼성 라이온즈 스프링캠프에서 일이다. 당시 새롭게 삼성 유니폼을 입고 KBO 리그에 도전장을 던진 외국인 선발투두 데이비드 뷰캐넌이 보이지 않았다.

관계자에게 뷰캐넌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관계자는 "따로 훈련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선수단이 막 훈련장에 도착한 시간이었지만, 뷰캐넌은 이미 먼저 운동장에 자신의 정해진 운동을 하고 있었다. 자신의 정해진 훈련 스케줄을 정확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당시 뷰캐넌 엄격한 식단 관리로도 많이 알려졌다. 삼성은 오키나와에서 훈련할 때 호텔 케이터링 서비스를 이용한다. 머물고 있는 호텔이 삼성 훈련장으로 와서 선수들을 위한 식사를 만들어 제공한다. 그러나 뷰캐넌은 이를 먹지 않고 자신이 계획하고 있는 건강식으로 몸 관리를 했다.

훈련 스케줄부터 식단까지. KBO 리그 데뷔 시즌을 준비하는 뷰캐넌의 자기 관리는 철저했다. 늘 정해진 루틴대로 훈련을 했으며, 자신만의 식단을 하며 철두철미하게 시즌을 준비했다.

'까다롭다'고 여겨질 수도 있는 시즌 준비. 그는 성적으로 답했다. 27경기에 선발 등판한 뷰캐넌은 174⅔이닝을 던지며 15승 7패 평균자책점 3.45, WHIP(이닝당 출루 허용 수) 1.27을 기록했다. 삼성 구단 외국인 선발투수 한 시즌 최다 승리 타이 기록을 세웠다. 타자 친화 구장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면서 상상 이상의 땅볼 유도 능력을 보여주며 실점을 최소화했다.

지난 시즌 삼성은 뷰캐넌 활약에도 불구하고 정규 시즌 8위로 마쳤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최채흥, 원태인, 최지광 등 마운드 핵심 선수들이 루틴의 중요성을 배웠다. 젊은 선수뿐만 아니라 주장 박해민로 루틴의 중요성을 깨달은 시즌이 됐다.

철저한 관리의 상징 뷰캐넌이 선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지난해 26경기에 선발 등판해 146이닝을 던지며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최채흥은 데뷔 첫 규정 이닝 투구, 두 자릿 수 승리, 국내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부문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올 시즌 160이닝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는데, 주전 포수 강민호가 뷰캐넌 이야기를 하며 그에게 조언을 했다. 최채흥은 "(강)민호 형이 조언을 해주셨다. 피곤하다고 운동을 쉬면 컨디션 기복이 심해진다고 말해주시면서 뷰캐넌 이야기를 해주셨다. 민호 형이 '뷰캐넌은 많이 던져도 매일 운동을 한다. 저렇게 해야지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씀해주셨다"고 말했다.

▲ 뷰캐넌(왼쪽)과 주장 박해민이 거수경례를 하며 승리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 스포티비뉴스 DB
최채흥은 "뷰캐넌을 유심히 관찰했다. 정말 하루도 안 쉬고 운동을 꾸준하게 한다. 꾸준한 성적의 배경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그아웃에서 뷰캐넌은 분위기 메이커다. 마스크에 눈 구멍을 뚫어 입과 얼굴 전체를 가리고, 가장 앞장서서 파이팅을 외친다. 중계 방송 카메라에 잡힐 때는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하며 팬들에게 다가간다.

그러나 '프로 선수'로서 그는 더그아웃에서의 이미지와 완전히 다르다. 삼성 관계자들은 뷰캐넌을 "남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엄격한 선수"라고 평가를 하고 있다. 많은 젊은 선수가 프로 선수로 경기를 준비하는 법을 보고 배우며 에이스의 꿈을 키우고 있다.

뷰캐넌은 삼성의 에이스다. 그러나 야구 잘해서 에이스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하다. 야구를 잘하는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클럽하우스 리더. 뷰캐넌은 1선발 이상의 몫을 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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