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인터뷰에서 이야기 중인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24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취재진을 만난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26)는 인터뷰 내내 '자책감'과 '속상함' 사이를 오갔다.

박찬호는 2019년 처음 주전을 맡아 504타수 131안타(2홈런) 60득점 49타점 39도루 타율 0.260을 기록했다. 당시 박찬호는 시즌 중 은퇴식을 치른 이범호 현 KIA 퓨처스 총괄의 등번호 25번을 물려받으며 팀을 대표하는 3루수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그러나 유격수로 뛴 지난해는 성적이 뚝 떨어졌다. 지난해 그는 141경기에서 480타수 107안타(3홈런) 63득점 36타점 15도루 타율 0.223에 그쳤다. 2019년 도루왕을 차지할 만큼 발이 빠른 박찬호지만 지난해는 출루가 줄어 도루수까지 줄어들었고 시즌 내내 타격에 대한 비판을 받았다.

박찬호는 "3루수와 유격수가 다르긴 하지만 그것 때문에 타격이 떨어진 건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메커니즘 자체가 무너져 있었다. 허리를 빠르고 강하게 돌려서 안타를 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허리 턴이 공과 맞지 않으면서 많이 무너졌다"고 자책했다.

이어 "타격에 대한 비판을 많이 받고 있지만 나타난 결과가 누구든 타격을 문제점으로 꼽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타격 때문에 수비까지 못하는 선수로 기억된다는 건 속상하다. 수비는 지표로 따져도 상위권에 있더라. 빠른 발과 수비는 내가 잃을 수 없는 두 가지"라며 수비 가치가 폄하되는 것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결국 정답은 타격이다. 그걸 잘 알고 있는 맷 윌리엄스 감독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벌써 3번이나 박찬호와 1대1 엑스트라 레슨을 직접 지도했다. 박찬호는 "첫 번째는 중심이동을 왼쪽으로 가지 않게 오른쪽 다리에서 해결해라. 오른쪽 어깨가 떨어지지 않게 해라가 2번째 날이었다. 그리고 오늘(24일)은 오른 골반을 땅으로 누른다는 생각으로 스윙하라는 내용이었다"고 설명했다.

박찬호는 "감독님 말씀이 이론적으로는 다 아는 내용인데 어렵다. 그래도 감독님이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잘 설명해주신다. 이론은 알지만 실천이 어려운 건 지금 스윙 안에 너무 여러 가지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내가 사실 좌타 스윙이 진짜 좋다. 좌타 스윙은 흰 도화지 같은 느낌이고 우타 스윙은 스케치가 너무 많이 돼 있다. 좌타 전향도 생각했는데 스윙만 예쁘다고 잘 치는 건 아니지 않나. 두려운 게 있다"며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내가 그렇게 못하는 건가 싶어 기록을 열심히 찾아봤다"고 할 만큼 괴로운 시간을 보낸 박찬호. 그는 "올해는 좋은 습관들로만 나를 가득 채우려고 노력하고 있다. 식단부터 많이 바꿨다. 숫자는 시즌 치르면서 신경쓰지 않겠다. 시즌 끝에 보겠다. 올해 컨셉이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것이다.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잘 되든 안 되든 즐기면서 하고 싶다"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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