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최영재 애니메이터.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디즈니 최초의 동남아시아 프린세스 이야기,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 참여한 한국인 애니메이터 최영재가 제작 뒷이야기를 밝혔다.

다음달 4일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개봉을 앞두고 26일 오전 화상 인터뷰에 나선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450명 애니메이션 전체가 재택근무로 만들어낸 첫 작품이라며 남달랐던 작업 과정을 회상했다.

디즈니 근무 14년 차인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겨울왕국' 시리즈를 비롯해 '주토피아', '모아나', '주먹왕 랄프' 등 다수의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베테랑. "캐릭터의 근육과 관절을 조정하고, 표정과움직임으로 감정을 전달한다"며 애니메이터의 역할을 설명한 그는 박진감 있는 액션신이 돋보이는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서 하이라이트 액션신을 비롯한 여러 장면에 참여했다.

▲ 제공|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감독 돈 홀, 카를로스 로페즈 에스트라다)은 어둠의 세력에 의해 분열된 쿠만드라 왕국을 구하기 위해 전사로 거듭난 '라야'가 전설의 마지막 드래곤 '시수'를 찾아 위대한 모험을 펼치는 판타지 액션 어드벤처.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한 디즈니 최초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으로도 주목받았다. 목소리 연기에도 켈리 마리 트란, 아콰피나, 샌드라 오, 대니얼 대 킴, 젬마 찬 등 아시아계 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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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지난 모든 애니메이션과 다르게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전체 450명 애니메이터들이 재택근무 시행 이후 집에서 작업해 완성했다"고 밝혔다. 디즈니에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재택근무 옵션을 선택할 수 있어서 곧장 전환이 가능했다는 것이 최 애니메이터의 설명. 그는 "회사에서 집에서 쓸 컴퓨터를 주고, 집에서 회사 컴퓨터를 원격 조정하는 방식으로 작업했다"며 "버퍼링도 있고 인터넷 환경 영향도 받다보니 회사만큼 속도가 나오지 않아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그는 "가장 어려웠지만 가장 기억에 남을 만한 작업을 했다"며 "450명 인원이 집에서 야근까지 해 가며 완성했다"고 말했다.

출퇴근이 편했지만 동료들과 직접 대면하거나 작업 화면을 보여주며 의견을 구하기가 어려웠다는 최 애니메이터는 "혼자 집중해서 이것만 하다보니까 캐릭터 표현이나 깊게 파고들고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재택근무의 장단점을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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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을 시작할 때마다 리서치에 공을 기울이는 디즈니의 작업 방식은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서도 마찬가지. 동남아시아를 배경으로 하다보니 지역적 문화적 특색을 반영하기 위해 동남아 출신 인류학 교수의 자문을 받고, 주요 제작진이 싱가포르 미얀마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을 찾기도 했다. 애니메이터들끼리도 세세한 부분을 공유했다고.

최영재 애니메이터는 "저는 동양인이고 한국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이 정서에 익숙한 반면 그렇지 않은 아티스트가 회사에 더 많았다"면서 "사원에 갈 때 신발을 벗는다든지, 문지방은 밟지 않는다든지 세세한 디테일을 Q&A를 하며 의견을 교환했다. 정서상으로 기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모아나'가 폴리네시아를 배경으로 삼고, 디즈니의 다른 스튜디오 픽사가 '소울'을 통해 흑인 중년 남성의 이야기를 그리는 등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 문화와 인종의 다양성이 최근 더욱 주목받고 있다. 최 애니메이터는 "각 지역 관계자들에게 정확한 정서, 감성적 표현을 올바르게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제까지 작품이 주로 다뤘던 백인 중심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을 표현하려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경우 특정한 한 국가가 아니라 동남아시아의 여러 나라에서 공통으로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인 것을 표현하려 한 움직임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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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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