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이상규(왼쪽)와 이정용.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구속을 줄이고 제구를 잡는다'는 도시괴담은 이제 없다. LG 트윈스가 한때의 불명예 별명 '138km 클럽' 해체 작업에 나섰다. 이제는 150km 안팎의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이 불펜에 넘친다. 

LG 트윈스는 2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연습경기에서 9-8로 이겼다. 0-5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었다. 6회부터 9회까지 4이닝 연속 득점을 올렸고, 불펜 투수들은 이 4이닝을 1실점으로 잠갔다. 마무리 투수로 나선 이정용이 KKK, 탈삼진 3개로 1점 리드를 지켰다. 

결과보다 내용에 주목해야 하는 연습경기라는 점을 생각하면 이정용의 압도적인 구위, 안정적인 제구는 이 경기의 큰 소득 가운데 하나였다. 지난해에는 2% 부족하다 느꼈던 직구가 첫 연습경기부터 위력을 발휘했고, 결정구로 통할 만큼 날카롭게 들어갔다. 삼진 3개를 모두 패스트볼로 잡았다. 

아직 숨긴 무기도 있다. 이정용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삼진 잡을 수 있는 변화구를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동시에 내 강점인 직구 위력은 더 살리고 싶다. 변화구는 여러 가지 생각하고 있는데, 비밀이 많은 사람이라 알려드리지는 않겠다"고 했다. 올해 첫 실전에서는 아직 그 비밀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해 고우석을 대신해 임시 마무리 투수를 맡았던 이상규는 2이닝을 깔끔하게 막았다. 이상규는 직구 구속에서 강점을 보였던 투수다. 지난해 갑자기 밸런스를 잃은 뒤 구속까지 놓치면서 조용히 존재감을 잃었는데, 올해는 라이브 피칭에서 감을 찾기 시작했다. 

이상규는 지난달 첫 라이브 피칭을 마친 뒤 인터뷰에서 "다시 할 수 있겠다는 느낌이 왔다. 마지막 2구에서 기분 좋게 끝났다. 하체 쪽에서 실마리를 찾았다"며 웃음을 찾았다. 

여기에 지난해 필승조로 성공 가능성을 보인 최동환, 땅볼 제조기 정우영, 돌직구 마무리 고우석까지 시원하게 직구를 꽂는 투수들이 불펜에 대기하고 있다. 

왼손투수들도 구속 경쟁력이 있다. 진해수는 2018년 최일언 코치와 호흡을 맞춘 뒤 3년 연속 직구 평균 구속이 상승해 지난해 142.8km를 기록했다. 5월부터 1군에 합류할 수 있는 고효준 역시 왼손 불펜투수 중에서는 상위권에 속하는 구속을 자랑한다. 이제 138km로는 LG 불펜에 이름을 올리기도 어렵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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