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미나리'. 제공|판시네마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개봉 첫날부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전 세계에 이어 한국에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는 '미나리'의 숨은 공신들이 눈길을 끈다. 

아카데미 유력 후보로 부상하며 주목받고 있는 한국계 미국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의 '미나리'는 1980년대 희망을 찾아 낯선 미국으로 떠나온 한국 가족의 아주 특별한 여정을 담은 작품.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을 비롯한 친숙한 배우들을 비롯해 앨런 김, 토엘 케이트 조, 윌 패튼 등이 출연했다. 미국영화지만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답게 한국과 인연이 남다른 스태프들이 대거 참여했다.  

연출과 각본은 '문유랑가보'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 카메라상,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의 후보에 올라 영화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정이삭 감독이 맡았다. 미국으로 이민온 한국인 가정에서 태어난 정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가 '미나리'다. 1978년 미국 콜로라도 덴버에서 남부 아칸소라는 시골 마을의 작은 농장에서 자란 그는 아칸소의 시골을 '미나리'의 배경으로 삼았다. 할머니가 씨앗을 가져와 심은 미나리가 가장 잘 자랐던 경험이 영화에 녹였다. 

'페어웰'을 통해 독보적인 미감을 보여준 이용옥 미술감독은 '초능력자' 이후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이다. 그는 전형적인 트레일러 하우스를 골라서 80년대 한국계 미국인 가족의 집으로 꾸며냈다. 국내 관객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카펫과 커튼, 세숫대야까지 실제 한국 가정처럼 느껴질 정도로 완벽하게 구현했다. 

의상을 담당한 수잔나 송 역시 미국에서 태어난 한국인 의상 디자이너다. 그녀는 가족의 상황과 각 인물의 특성에 맞는 옷을 준비했다. 무엇보다 윤여정이 맡은 할머니 순자가 처음으로 한국에서 미국에 도착했을 때 원피스를 곱게 입고 나타나는 인상적인 장면이 등장한다. 배우 윤여정은 그 시절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옷 중 가장 좋은 옷을 입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인물의 심리를 녹인 의상인 셈이다. 

한편 '미나리'는 세계적인 인기 넷플릭스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의 촬영감독 라클란 밀른이 참여했다. 야외 촬영과 자연을 아름답게 찍어내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그는 '미나리'의 광활하고도 아름다운 영상미를 완성시켰다. 정이삭 감독과 완벽한 호흡을 이루며, 관객들을 압도하는 화재 장면에 있어서도 진짜 불길의 강렬함을 담고자 시각 특수효과 없이 실제 촬영으로 임하는 등 프로페셔널한 작업물을 만들어냈다.

대사에 참여한 홍여울 번역가는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 작품의 번역을 맡았던 배우이자 작가. 그는 대본 번역을 맡았다. 문어체를 구어체로 번역하는 과정에 있어서 감독, 배우들과 함께 매일 이야기를 나누며 대본을 완성시켜 나갔으며, 배우들이 미국 스태프들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오스카 주제가상 1차 예비 후보에 오른 '미나리' OST ‘Rain Song’의 작사가로 극 중 배우 한예리가 맡은 ‘모니카’의 심정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 영화 '미나리'. 제공|판시네마

'미나리'는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기점으로 골든 글로브 최우수 외국어영화상까지 휩쓸며 전 세계 77관왕을 기록해 오스카 유력 후보작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할머니 순자 역의 총 28개의 연기상 트로피를 차지하며 오스카 입성 가능성을 더욱 높였다.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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