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이대호가 지난해 6월 5일 사직 kt전에서 7회말 역전 3점홈런을 터뜨린 뒤 손아섭, 안치홍(오른쪽부터)과 기뻐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저희도 놀랐습니다. 이렇게 확 차이가 날 줄은 몰랐네요.”

KBO가 4일 발표한 10개 구단 총연봉 자료를 확인한 롯데 자이언츠의 한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롯데의 몸집이 확연하게 줄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롯데의 총연봉은 90억1600만 원이었다. 10개 구단 가운데 총연봉 90억 원을 넘긴 곳은 롯데뿐이었다. 평균연봉 역시 1억6393만 원으로 NC 다이노스의 1억6581만 원 다음으로 높았다. 그러나 올해 롯데의 총연봉은 52억2000만 원으로 줄었고, 평균연봉 역시 1억235만 원으로 감소했다. 올 시즌 기준 총연봉과 평균연봉은 모두 8위다.

최근 몇 년간 롯데는 거대한 몸집을 자랑했다. 총연봉을 기준으로 2017년 3위, 2018년 2위 그리고 2019년과 2020년 연달아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롯데의 총연봉 규모가 계속해 커진 이유는 역시 중대형 FA 계약 때문이었다. 2017년 이대호(총액 150억 원)를 시작으로 2018년 손아섭(총액 98억 원)과 민병헌(총액 80억 원), 2020년 안치홍(총액 56억 원)과 전준우(총액 34억 원) 등 스타플레이어들과 잇따라 대규모 계약을 맺으면서 자연스레 몸집이 불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일단 외부 FA 영입이 없었고, 2년 계약을 맺은 내부 FA 이대호의 연봉이 기존 KBO리그 최고였던 25억 원에서 8억 원으로 크게 줄면서 지갑이 여유로워졌다.

다른 이유도 있다. 올 시즌 종료 후 다시 FA가 되는 손아섭과 민병헌의 연봉 감소다. 지난해 20억 원과 12억5000만 원을 받았던 둘은 올 시즌 나란히 5억 원으로 연봉이 줄었다. 이는 4년 전 계약 당시 선수에게 유리하도록 한 세부조건 탓이다. FA 마지막 해의 연봉이 낮을수록 보상금 장벽이 낮아지는 점을 고려해 손아섭과 민병헌은 이러한 계약 형태를 요구했고, 롯데는 이를 받아들였다.

이러한 여러 이유로 롯데는 이곳저곳의 군살을 뺀 채 올 시즌을 맞게 됐다. 다이어트로 빠진 액수만 무려 37억9600만 원이다.

그러나 총연봉 대비 가장 효율이 떨어지는 비판을 완전히 면하기에는 아직 일러 보인다. 앞서 많은 돈을 지불한 변칙적 FA 계약은 결국 올 시즌까지 유효하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역시 성적이다. 롯데는 최근 몇 년간 가장 많은 돈을 총연봉으로 지출했지만, 최종순위는 이와 반대였다. 2017년에만 3위를 차지했을 뿐,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내리 가을야구 무대를 밟지 못했다. 또, 2019년에는 10구단 체제 돌입 후 처음으로 최하위로 처졌다.

그러면서 제대로 된 투자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은 롯데. 과연 이번 군살 빼기가 의미 없는 다이어트로 끝날지, 효과적인 변신으로 장식될지. 이제 정답은 7개월 뒤의 성적표가 쥐고 있다.

스포티비뉴스=부산,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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