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이동훈을 격려하고 있다. ⓒ 대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신원철 기자] 정식 경기라면 나오지 않았을 장면이,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는 기다리던 순간이었다. 실패에서 배우는 경험을 강조하는 수베로 감독이 스프링캠프부터 강조했던 '실수'가 첫 대외 경기부터 나왔다.

한화 이글스는 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연습경기에서 6-0으로 이겼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이 캠프 기간 갈고닦은 경기력이 청백전보다는 대외 경기에서 더 잘 드러날 것이라며 과정에 주목했는데, 더불어 승리까지 챙겼다.

이 과정이 반드시 좋은 플레이, 성공한 작전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회 나온 이동훈의 도루 실패가 대표적인 장면이다.

이동훈은 2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투수 내야안타에 이어 실책으로 2루까지 진루했다. 키움 에릭 요키시가 '패대기' 송구를 하면서 어렵지 않게 2루를 밟을 수 있었다. 그런데 다음 타자 정은원 타석에서 의외의 상황이 나왔다. 이동훈이 3루 도루를 시도하다 박동원의 정확한 송구에 아웃당했다.

일반적으로 3루 도루를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1사 2루로 이미 득점권인데다 볼카운트가 2볼로 타자에게 유리했다. 타석에 있는 정은원은 왼손타자라 포수의 3루 송구를 방해할 수도 없었다. 그런데도 이동훈은 굳이 3루로 달렸다.

▲ 이동훈이 3루 도루에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대전, 곽혜미 기자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아마 이 장면을 보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을 것 같다. 그가 기대했던 바로 그 장면이 바로 이런 상황이기 때문이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 전 브리핑에서 "베이스러닝, 팀플레이 모두 여러 가지를 시도하려고 한다. 아직은 1단계다. 실수가 나올 수 있다. 다음 베이스를 노리다 아웃당할 수 있지만 지금은 더 많은 시도가 필요할 때"라고 밝혔다.

한화는 노장들을 대거 방출하고 젊은 선수들로 선수단을 재구성하면서 수베로 감독에게 리빌딩을 맡겼다.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은 실수를 통해 배워야 한다. 선수들에게 기회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뛰도록 했다"며 다양한 시도를 기대했고, 이동훈은 그 기대대로 달렸다. 

수베로 감독은 앞으로도 계속 선수들의 디테일을 살피겠다고 했다. 그는 "공격, 수비, 주루에서 미스가 있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감독의 역할이다. 오늘의 우리 경기력이 좋아보이는 것은 우리가 승리했기 때문일 수 있다. 승리는 정말 즐겁지만 우리는 이제 디테일을 확인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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