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용규. ⓒ 대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전, 신원철 기자] 항명, 백의종군, 그리고 주장. 지난 2년 동안 이용규는 한화 이글스에서 다른 선수들이 한 번도 겪지 않았을 일들을 여러ㅍ번 경험했다. 2019년 트레이드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반발했고, 다시 고개를 숙이고 복귀를 선택했다. 선수들은 이용규를 받아들였다. 2020년 한화 선수들이 선택한 주장은 이용규였다. 

계속되는 듯했던 이용규와 한화의 인연은 2020년으로 마무리됐다. 강력한 리빌딩 의지로 베테랑을 대거 정리했다. 이용규 역시 거센 물살을 극복하지 못한 채 방출 선수 시장으로 떠내려갔다. 그에게 손을 건넨 팀은 키움 히어로즈였다. 이용규는 허정협 박준태 박주홍 같은 후배들과 경쟁을 자처하면서까지 새출발을 택했다. 

공교롭게도 이용규의 첫 대외 경기 상대가 한화였다. 지난 2일과 3일 청백전으로 실전 감각을 올린 키움은 5일과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한화와 두 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이용규도 키움 버스를 타고, 버건디 유니폼을 입고 다시 대전을 방문했다. 팀은 갈라졌지만 관계는 여전했다. 이용규는 경기장에 도착하자마자 훈련하고 있던 한화 선수단을 찾아가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한화 선수들도 다르지 않았다. 2루수 정은원은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래도 같이 했던 선배님이라 상대 팀 선수지만 응원했다"면서 "경기 전에 잠깐 인사드렸다. 훈련 중이라 오래 대화하지는 못했다. 어색했다"고 말했다. 선발 등판한 김민우는 재미있는 뒷얘기를 들려줬다. 그는 "사실은 이용규 선배가 우리 팀에 있을 때부터 다른 팀 타자로 만나면 어떻게 승부할지 상상했었다. 생각대로 던졌다"고 얘기했다. 

이용규는 "지난해까지 함께했던 선수들을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경기 전 훈련시간에 한화 후배 선수들과 인사를 나눴다. 길게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활기찬 모습이 좋아 보였다. 키움 선수들뿐 아니라 한화 선수들도 같이 잘 되기를 바란다"며 과거의 동료들을 격려했다. 이용규는 첫 타석 3루 땅볼, 두 번째 타석 유격수 내야안타를 기록한 뒤 이지영과 교체됐다.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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