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C서울 기성용(왼쪽)이 수원FC전에서 리그 첫 도움을 기록했다. ⓒ곽혜미 기자
▲ FC서울 기성용(왼쪽 두 번째) 이 수원FC전에서 리그 첫 도움을 기록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법적 공방을 시사한 기성용(FC서울)이 그라운드 위에서는 냉정함을 보여줬다.

기성용은 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2라운드 수원FC와 홈개막전에 선발로 나섰다.

오스마르와 중앙 미드필더로 호흡한 기성용이다. 전북 현대와 개막전에서도 같은 역할로 뛰다가 전반 36분 만에 벤치로 물러났다.

K리그 개막전을 앞두고 기성용은 "100% 몸 상태다. 택배를 보여주겠다"라며 자신의 장기인 롱패스를 앞세운 최상의 경기력을 예고했다. 스완지시티, 뉴캐슬 유나이티드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경험을 앞세우겠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시절 기성용으로부터 동성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들이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여론몰이라는 서로의 주장이 이어졌고 급기야 전북전이 끝난 뒤 기성용이 기자회견을 자청해 "자비는 없다"라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피해자 측은 "어서 고소를 해달라"라며 재판에서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주장했다. 피해자 측이 과거의 일이 공소시효를 문제로 법적 다툼이 어려워지자 기성용에게 법정으로 가자고 부탁하는 다소 기이한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경기 전 박진섭 감독은 "특별히 (기성용에게) 할 이야기는 많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개인도 중요하지만, 팀이 먼저라 팀으로 하나 되는 것이 필요하다관 했다. 주장의 역할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라며 팀플레이에 기성용이 녹기를 바랐다.

서울 관계자도 "기성용 문제는 상대측에서 구단에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했다가 법정에서 보이겠다고 하면서 관여하기 어렵게 됐다. 그저 선수가 경기로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기성용은 경기 초반 볼 관리에 집중하며 틈을 노렸다. 보여주고 싶었다는 택배 패스 대신 조율로 수원FC의 공세를 끊는 데 집중했다.

정동호의 자책골로 1-0으로 앞선 32분 오른쪽 측면으로 롱패스를 시도해 윤종규가 프리킥을 얻도록 유도했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흘러나왔다. 40분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의 몸에 맞고 나왔다.

후반에 기성용의 진가가 나왔다. 6분 중앙선 아래에서 볼을 잡은 기성용은 나상호가 수비 앞에 있는 것을 확인 후 전방으로 롱패스를 했다. 나상호는 수비의 오프사이드 함정을 절묘하게 파괴하며 볼을 잡아 골망을 갈랐다. A대표팀에서 봤던 장면이 서울에서도 나온 것이다.

풀타임 소화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박 감독은 기성용을 27분 벤치로 빼고 한찬희를 투입했다. 기성용에게 4천1백 명의 기립박수는 덤이었다. 박 감독도 기성용을 격려했다. 일단 개인사는 뒤로하고 그라운드 위에서 경기력으로 증명한 기성용이다. 팀도 나상호의 멀티골로 3-0으로 승리하며 좋은 출발을 알렸다.


스포티비뉴스=상암, 이성필 기자

제보> elephant37@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