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찬미 ⓒ스포티비뉴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가수 허찬미는 꾸준했다. 여러 번 실패해도 굴하지 않았고, 다시 일어났다. 남들이 한 번도 버거워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세 번이나 도전, 오뚝이 정신을 발휘했다. 그것도 평소 하던 장르가 아닌, 생전 처음 도전한 트로트로 말이다. 

허찬미는 지난 4일 종영한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2(이하 미스트롯2)'에서 준결승전까지 진출, 최종 14인에 들었다. 아이돌로 처음 트로트에 도전한 허찬미에게는 괄목한 성과인 셈이다.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난 허찬미가 '미스트롯2'부터 트로트 도전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허찬미에게 '미스트롯2' 도전은 쉽지 않았다. 엠넷 '프로듀스101', JTBC '믹스나인'을 거쳐온 허찬미가 다시 오디션 프로그램에 도전하는 것은 큰 부담이었던 것이다. 허찬미는 오디션 경험들이 이번 '미스트롯2'에 도움이 된다고 하면서도, 긴장되는 것은 똑같았다고 돌이켰다.

"어떤 무대나 긴장되는 것은 똑같다. 오디션이 세 번째인데 언제나 긴장된다. 그래도 그 전에 경험들이 있어서 이번에는 괜찮았던 것 같다고 생각한다. 많이 덤덤해졌다. 그래도 다음 서바이벌에 나갈 생각은 없다. 베테랑이 된 것 같으면서도 매번 긴장되고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특히 '프로듀스101', '믹스나인'은 원래 하던 것이라 '미스트롯2'에 비해 쉬웠던 것 같다. 이번에는 처음 도전하고, 해보지 않은 장르를 하는 것이라 창법을 바꾸고 노래를 연구하는 것이 어렵더라. 그런 만큼 처음에 용기가 필요했던 프로그램이다. 부담감을 가지고 임했다."

'미스트롯2'에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버지 때문이라고. 허찬미 아버지는 과거 '오동필과 둘바라기'라는 가수로 활동했지만, 결혼 승낙을 위해 음악을 포기해야 했다. 허찬미는 꿈을 못 다 이룬 아버지를 위해 '미스트롯2'에 도전장을 냈다.

"부모님께서 음악 하던 시절을 그리워하시는 것을 보고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팠다. 저는 부모님이 지지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어릴 때부터 가수 준비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부모님은 원하시던 일을 못 하고 희생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빠를 대신해서 꿈을 이루고 싶었다. 그때 마침 '미스트롯2' 지원 공고를 봤다. 제가 무대에 올라 트로트를 부르는 모습을 보여드리면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출연하게 됐다."

허찬미는 아버지를 위해 '미스트롯2'에 출전한 만큼, 첫 마스터 오디션에서도 '아빠의 청춘'을 불렀다. 또 결승전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결승전에 진출했다면 '인생곡 미션'에서 아버지의 곡 '울지마세요'를 부르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아빠를 위해 나갔기 때문에 선곡도 '아빠의 청춘'을 하게 됐다. 당시 '올 하트'를 받아서 아빠 꿈을 이뤄 드린 기분이 들었다. 감격해서 눈물이 나오더라. 아빠가 많은 조언을 해줬다. 특히 경연곡에 대한 레슨을 많이 해주셨다. 아빠만의 노하우와 트로트 창법, 기술, 기교 등을 알려주셨다. 그런 만큼 결승전에 나갔다면 아빠 노래인 '울지마세요'를 부르고 싶었다. 아빠가 꿈을 못이룬 것에 대해 울지 말라는 심정을 담아서 하고 싶었다. 우승 상금으로 아빠 앨범도 내주고 싶었다. 앞으로 활동을 열심히 해서 돈을 많이 벌어 아빠 앨범을 내주겠다.(웃음)"

비록 아버지에게 우승 상금을 안기지는 못했지만, 허찬미는 준결승전까지 진출했다. 아이돌이라는 편견을 깨고, 트로트도 곧 잘 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준 것이다. 허찬미는 이번 '미스트롯2'에서 마스터 박선주의 칭찬을 받은 것을 떠올리며, 자기 자신에게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고백했다.

"준결승전까지 올라갈 줄은 몰랐다. 그것만으로도 영광이다. 준결승 무대를 마쳤을 때, 여기까지 올라온 것만으로도 칭찬해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미련 없이 마지막 무대를 마칠 수 있었다. 마스터 오디션 때 박선주가 아이돌이라는 직업이 댄스를 가미한 아티스트기 때문에 춤을 제외하고 평가한다고 하셨다. 그런데 저보고 춤까지 같이 소화해서 너무 완벽하다고 말씀해주신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허찬미는 트로트로 인해 팬층이 많이 넓어진 것 같다고 기뻐했다. '미스트롯2'으로 또 다른 시작을 한다는 그는 트로트라는 신메뉴를 개발한 느낌이란다.

"'미스트롯2'는 또 다른 시작을 준 것 같다. 그동안 젊은 팬분들이 있었다면, 어르신 팬분들도 얻는 소중한 기회였다. 많은 사랑을 받는다는 기분이 들어 행복하다. 트로트가 예전에는 어르신들이 즐겨 부르고 들으시는 옛날 노래라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여러 트로트 노래를 듣다 보니 트로트 매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허찬미에게 트로트란, 자주 가는 맛집에서 아주 맛있는 신메뉴가 개발된 느낌이다."

허찬미는 이제 자신만의 장르로 아이돌과 트로트 매력을 동시에 선사할 예정이다. 그가 새로운 장르를 만든 데에는 '도전', '노력', '끈기'가 있었다. 허찬미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오뚝이로 계속해서 팬들을 만날 것이라고 응원을 당부했다.

▲ 허찬미 ⓒ스포티비뉴스

"이제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 트로트에도 여러 장르가 있다. 젊은 분들도 트렌디하게 즐길 수 있는 장르이자 퍼포먼스가 가미된 트로트로 찾아뵈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저는 산전수전 다 겪고, 칠전팔기 느낌으로 도전해 왔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오뚝이로 불리겠다. 많이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팬분들, 매번 새로운 모습에 놀라셨을 텐데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보답하기 위해 열심히 할 것이다. 끝까지 응원해주셨으면 한다."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u_z@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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