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 차세대 주전 포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조형우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포수를 한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했다. 조형우(19·SSG)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는데, 달리기가 느렸다. 적합한 포지션을 찾다보니 포수를 하기로 했다”고 슬그머니 웃었다. 

시작은 자의 반, 타의 반이었지만 10년 뒤 ‘달리기가 늦었던’ 그 꼬마는 리그에서 기대를 모으는 포수가 됐다. 광주일고를 졸업한 조형우는 2021년 SSG의 2차 1라운드(전체 8순위) 지명을 받았다. 지명 순번에서 보듯이 기대치가 크다. SSG는 타격에서의 힘, 그리고 강견을 겸비한 조형우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쳤다. 경험을 쌓으면 앞으로 팀의 10년을 책임질 포수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조형우에 대한 기대치는 ‘깜짝 1군 캠프 체험’에서도 잘 드러난다. SSG는 2월 말 조형우를 1군 선수단이 있는 제주도로 보내 함께 훈련하도록 했다. 2박3일의 짧은 일정이었지만, 가서 조금이나마 더 넓은 세상을 보길 원했다. 제주에 다녀온 조형우에게도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조형우는 “3일이면 많은 시간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짧았다. 그래도 짧은 기간 동안 많이 얻어왔다”고 웃었다.

훈련도 훈련이지만 선배 포수들의 공부에 가장 놀랐다. 조형우는 “제일 인상적인 건 미팅이었다. 저녁에 운동 끝나고 포수 선배님들이 모여서 투수 선배님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더라. 첫 날밤에는 그냥 가서 듣기만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선배님들은 내용을 꼼꼼하게 정리하고 계셨다”면서 “생각하지도 못한 미팅이었다. 너무 신기하고, ‘프로는 확실히 다르구나’라는 것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3일이지만 1군 맛을 본 조형우는 욕심도 커졌다.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알지만, 언젠가는 저 일원에 당당하게 포함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제주를 떠났다. 그래서 훈련이 힘들지 않다. 어느 팀이나, 특히 2군의 포수 훈련은 단내가 나는 강훈련이지만 조형우는 묵묵하게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배우는 것이 즐겁다는 게 조형우의 설명이다.

그는 “1군에 가기 위해서는 기본기를 제일 첫 번째로 다져놓고, 그 다음 기술을 보완해야겠다는 생각이다. 힘도 많이 붙어야 할 것 같다. 나는 덩치에 비해 힘이 많이 약하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공 던질 때 하체를 같이 써야 한다는 걸 많이 들었는데, 최경철 코치님께서 하체를 쓰는 방법과 느낌을 느끼게 해주시려고 한다. 하나하나 도움 되는 운동을 여러 가지로 시켜주신다”고 고마워했다.

급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조형우는 “2군에서 경기를 많이 나가야, 1군에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다. 2군 경기에 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고 자세를 낮췄다. 캐칭·블로킹·도루 저지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더 발전하고 순발력도 키워야 한다는 냉철한 분석도 내놨다. 조형우는 “수비적으로 보완을 많이 하고 싶다. 11월부터 지금까지 3~4달 배운 결과를 보고 싶다. 어떤 모습인지 보고 싶기는 한데, 막상 준비는 부족하다. 하면 할수록 부족함을 느낀다”고 의욕을 다졌다.

강훈련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조형우가 정말로 포수라는 포지션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이다. 배우면서 즐거움을 느끼기에 녹초가 되더라도 다시 벌떡 일어선다. 조형우는 “포수라는 포지션을 참 좋아한다. 엄청 매력이 있다”면서 “포수는 전문적으로 배우지 않으면 힘든 포지션이다. 전문가적인 포지션인 것 같다”고 웃었다. SSG도, 팬들도 이 포수가 더 매력적인 안방마님으로 성장하길 손에 꼽아 기다리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