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현종은 첫 등판에서 정교한 밸런스와 커맨드의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첫 등판인 만큼 만점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좋은 경험이 될 법한 투구였다. 첫 등판을 마친 양현종(33·텍사스)은 실투를 줄여야 한다는 것을 절실하게 실감했다.

양현종은 8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LA 다저스와 경기에 8회 팀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 1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실점 하나는 피터스에게 허용한 홈런 한 방이었다. 2사 후 피홈런, 피안타를 기록하기는 했으나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쳤다. 투구 수는 21개. 첫 등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적당한 몸 풀기였다.

계약이 늦었고, 자연히 캠프 출발도 조금 늦은 양현종이다. 부지런히 페이스를 끌어올려 경쟁자들을 추월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경기 내용은 아주 좋지도 않았지만, 아주 나쁘지도 않았고 보완점까지 확인했다는 점에서 나름 긍정적이 대목이 있었다.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 또한 “평정심을 보였다”면서 투구 내용을 인상 깊게 평가했다.

양현종은 경기 후 화상 인터뷰에서 “확실히 변화구는 전반적으로 볼이 많고, 높이 들어간 공이 많다. 직구도 그렇고 전체적으로 좋은 밸런스는 아니었다. 그래서 변화구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보완점을 짚었다. 개인적으로 100% 만족할 만한 등판은 아니었던 셈이다. 여기에 실투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잘 느낄 수 있는 한판이었다. 

2사 후 피터스에게 맞은 홈런은 변화구가 한가운데 몰렸다. 각이 날카롭지도 않았고, 이것이 가운데 몰렸다. 힘이 장사인 피터스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양현종도 맞는 순간 큰 것임을 직감한 듯 깔끔하게 실투를 인정했다. 사실 KBO리그라면 양현종을 처음 보는 우타자가 그 코스의 변화구를 잡아당겨 대형 홈런으로 만들 가능성이 떨어지지만 MLB는 달랐다. 아웃맨에게 맞은 안타 또한 패스트볼이 한가운데 몰렸다. 아웃맨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사실 완벽한 MLB 레벨이 아닌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실투는 놓치지 않는다. 양현종이 당장 95마일(153㎞)의 강속구를 던질 수는 없다. 결국 커맨드 등 정교함을 더 높여야 한다. 정교한 커맨드를 위해서는 완벽한 밸런스가 우선이다. 양현종 또한 “한국에서 밸런스가 안 좋았을 때 하던 훈련을 여기서도 충분히 해야할 것 같다”고 다음 등판까지의 과제를 차분하게 짚었다. 어쩌면 생존에 앞서 일단 후회 없는 공을 던지는 게 우선이다. 양현종이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줄지가 이번 스프링트레이닝의 관전 포인트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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