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하키계가 일부 지도자의 폭력과 비리로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대한하키협회가 18일 스포츠공정위를 열어 가해 지도자의 징계를 논의한다고 밝힌 가운데 스포츠타임은 김해시청 A감독에게 충격적인 피해를 입은 한 여자 선수와 보호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A감독은 김해 소재 한 대학교에서 1993년부터 2019년까지 26년 동안 여자 하키팀을 지도했습니다. 

A감독이 대학에서 실업팀으로 간 선수들의 계약금을 가로챘고, 폭행과 폭언도 수시로 이뤄졌다는 피해 선수들의 제보가 쏟아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감독이 수술을 못 하게 막아 부상이 악화됐고, 결국 선수 생활까지 마감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B씨/ 피해 선수]

“제가 부상이 조금 심했어요. 대학교 4학년 때 (전국)체전 뛰기 전에 부상당했는데, 수술해야 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네가 주장인데 책임감 없이 수술이 말이 되냐고 체전 뛰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어쩔 수 없이 체전 참고 뛰고, 뛰고 나서도 응급실까지 가고.”

B씨는 당시 상황을 구체적이고 상세히 설명했습니다. A감독과 코치는 B씨의 부상이 심각한 상태라는 점을 인지했지만 수술을 못 하게 막았습니다.  

[B씨/ 피해 선수]

“체전 한 달 앞두고 수술 얘기가 나오냐고 해서 파스 붙이고 테이핑을 칭칭 감고 체전을 뛴 것이에요. 처음에 도망갔어요. 여기 연골이 쓸 수 없다고 지금. 김해에서 병원 갔을 때 수술해야 된다 그래서 코치 선생님한테 연락드렸죠. 울면서 선생님 저 수술을 해야 된다고 병원에서 했다고. 그랬더니 체전이 얼마나 남았다고, 너는 책임감도 없냐고 그러면서…진짜 못 참겠다 더 이상. 하키를 안 하겠다고. 그만하겠습니다 하고 (도망)갔는데 기차역에서 잡혔다.”

“그래서 미루다가 (부상 다음 해) 1월에 수술했어요. 다친 건 전국체전 이전 (8~9월). 김해에서 진단받고 수술 못 하고, 그대로 게임을 뛴 상태에서 손목이 진짜 못 쓸 상태까지 가서. 왼손은 아예 그냥 장애인처럼 이러고 다니다 (수술했다).”

수술이 늦어 회복하기 힘든 부상을 당한 B씨는 재활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습니다. 실업팀에 입단한 이후 재활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곧바로 경기에 나서야 했습니다.

[B씨 보호자] 

“팔목 부러지고 핀 빼고, 한 달 재활했나. 그런데 시청에서 게임을 뛰게 했어요. 그래서 또 부러졌어요. 그 자리가. 그러고 나서 버스에서 살짝 부딪쳤는데 좀 아프다 했는데, 조그만 김치 통 들었는데 또 뚝. 그리고 또 수술. 병원에 물어봤더니 이 손목이 그 수술한 부위가 연결 연결돼 있다 보니 거기가 약해져서…무거운 건 못 들어요. 각도가 안 나오는 건 당연한 거고. 병 같은 것 딸 때도 못 따요.”
▲ 전국체전까지 B씨가 수술을 받지 못하게 막은 A감독은 B씨의 실업팀 계약금 중 수술비를 제외하고 모두 가져갔다.

충격적인 사실은 수술을 허락하지 않아 심각한 부상을 입은 B 씨의 실업팀 계약금까지 A 감독과 당시 코치가 가로챈 것입니다. A감독은 장기간에 걸쳐 실업팀으로 가는 대학 선수들의 계약금을 가로챘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B씨 보호자] 

“(계약금 전달 얘기가) 수술 전에 다 끝났었고, 2000만원 주고 가는 것이라고 했는데 그런데 수술 먼저하고 계약금이 나중에 들어온 상태였어요. 계약금 들어오기 전부터 얘기했어요. 저희 형편이 그게 안 됩니다. 얘가 수술해야 한다고 하니 계약금에서 수술비를 좀 어떻게 해주면 안 되겠냐. A감독과 코치에게 계속 연락했다. 그러면 수술비 제외하고 나머지만 보내라. 이래서 딱 수술비 제하고 나머지 다 (전달했다).

A감독과 코치는 실업팀 계약금 2000만원 중 수술비 일부를 제외하고 1000만원은 계좌이체, 나머지는 ‘현금’으로 뽑아오게 했습니다. 코치는 B씨의 실업팀 동기들을 식당으로 불러 1명씩 들어오게 했고, 인출한 계약금을 받아 갔습니다.

[B씨 보호자] 

“아산으로 오겠대. 돈 받으러? 계좌로 받으면 되잖아. 현금으로 뽑아오라던데. A4용지를 준다. 발전기금, 후배들한테 해주겠다. 쓰여 있었다. 사인해라 이러면. 이게 뭐예요. 그러면 애들한테 쓴다는 증거야.” 

“(싸인) 할 수밖에 없죠. 당연한 거니까. 전통이라고 했으니까. 쉽게 말하면 자기들 증거인 거죠. 너희 후배들한테 쓰는 거야. 여태까지 전통으로 내려왔으니까. 선수들도 그렇고 학부모도 그렇고 당연히 하는 것이구나. 원래 해왔으니까.”

A감독과 코치에 대한 스포츠타임의 단독 보도가 나간 이후 해당 가해 지도자들은 B 씨와 보호자에게 연락해 ‘사실 확인서’ 작성을 요구했습니다. B씨의 부상 상태를 제대로 확인한 적이 없는 A감독은 실업팀 취업을 제안하며 접근했습니다.  

[김해시청 A감독] 

"정확하게 몇 살입니까? 경북체육회에 자리가 하나 비었거든요.”

[B씨 보호자]  

“아니요. 운동은 욕심은 하고 싶은데 손목이 아직도 무거운 것 들면 바로 부러져요. 손목 수술한 후유증으로. 집에서는 장애자 등급을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 지경까지 와 있어서”

[김해시청 A감독]  

“그 정도면 살아가는 데 도움 되니까 받아야지.”

[B씨 보호자] 

“그러면 취업이 걸리니까.”

[김해시청 A감독] 

“그거 해놓으면…아 그러겠구나.”

A감독과 B씨의 보호자는 계약금을 건넨 상황에 대한 자세한 대화도 나눴습니다. 선수 계약금을 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A감독은 당시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B씨 보호자] 

“왜 계약금 보낼 때 일부는 현금으로 찾고, 일부는 xx 아저씨인가 A감독이 보내라고 해서 그쪽으로 보냈는데.”

[김해시청 A감독] 

“그때 당시에 저는 그때 대표팀에 가 있고, 그때 제가 기억하는 거는 B는 손목 수술을 했잖아요. B가 수술하면 돈도 없고, 계약금 나중에 나오면 너 수술비 그거 다 하고 (나머지만 줘도) 상관없다. 그런 건 걱정하지 마라. 병원비 제외하고, 세금 떼고, 세금이 떼어져서 (계약금이) 들어가거든요.”

[B씨 보호자] 

“나머지를 보내는데 선생님이 1000만원으로 xx 아저씨 통장으로 보내고 나머지만 현금으로 해라. 그래서 돈 드릴 때 아산까지 B를 태우고 간 기억이 나거든요. 퇴원하면서 드렸기 때문에.”

A감독은 B씨의 심각한 손목 상태를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B씨 보호자] 

“그리고 선생님이 말하신 전국체전 4학년 때 B의 팔목 상태 보셨어요?”

[김해시청 A감독]

“알죠.”

[B씨 보호자] 

“그때 아프다고 게임 못 뛴다고 했는데, 주장이라는 xx가 게임 안 뛰면 게임 어떻게 되겠냐 해서 파스 알레르기 있는 애를 파스 붙여서 테이핑해서 게임 뛰고 났는데 학부모님들도 B의 손목 보고 엄청 놀랐을 것이에요. 그때 이미 (못쓰는) 상태에서 그 게임을 뛰게 했고,”
▲ A감독과 당시 코치는 B씨와 보호자에게 연락해 '사실확인서' 작성을 요구했다.

A감독은 B씨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사실 확인서를 써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당시 코치는 직접 B씨의 집을 방문할 테니 잠시 나와서 사인하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김해시청 A감독]

"선생님을 한 번 도와줬으면 좋겠어. 그니까 내가 뭐 B가 도와준다 그래서 그게 모든 게 해결되고 안 도와준다고 해서 해결이 안 되고 그러진 않아. 우리 제자들이 나를 힘을 보태주면, 나한테 그게 얼마나 큰 힘이 되겠냐는 거지."

[B씨]  

"네."

[김해시청 A감독]

"그거를 B가 좀 그렇게 좀 도와달라는 거다. 선생님 말, 무슨 말인지 알겠나."

[B씨]  

"네."

정상적인 시점에 수술을 받지 못한 B씨는 이후 모두 5번의 수술을 해야 했습니다. 현재 B씨는 손목 상태가 계속 악화돼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B씨 보호자] 

“선수의 인생만 뺏어갔다고 하면 그 사람들 벌주면 돼. 거기까지. 그런데 이건 선수의 생활만 뺏어간 게 아니라 인생을 뺏어 간 거잖아요. 이 손목 하나로 인해서. 자기가 정말 하고 싶은 일도 못 하고.”

“인터뷰를 하겠다는 마음이 이 친구가 더 컸던 게. 너무 억울하다.  그 사람들의 뻔뻔함과 당당함에 치가 떨린다. 어떻게 사람한테 이렇게까지 할 수 있지. 미안함이 없나. 양심이란 걸 안 갖고 태어난 사람처럼. 선수 인생을 망가뜨린 게 아니라 인생을 망가뜨렸는데 전화해서 동의서를 써 달라 확인서를 써 달라. 그리고 말 한마디로 사과하겠습니다. 말 한마디로 때우려고 하는 그게.”

A감독은 스포츠타임과 통화에서 지도자가 돈을 받은 경우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대학 졸업생들이 자발적으로 계약금을 부모님 모임에 내서 버스와 기구, 피복을 구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피해 선수와 보호자는 계약금을 ‘자발적’으로 낸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가대표 감독직까지 지낸 A감독이 학교를 위해 계약금을 내라고 하는데 거절할 수 있는 선수는 없었습니다.   

[B씨 보호자] 

“이 사람들이 나오는 게 나는 돈 안 받았다. 결백하다 (주장하는데). 학생이랑 학부모가 동의하에 자발적으로? 누구 자발적. 그 자발적이 누구 자발적인지 모르겠지만 자발적으로 냈다?… 제때 치료받게 했으면 이 정도까지 안 갔을 상태인데, 그 치료를 못 받아서 이 지경이 된 건데…조금이나마 죄책감이 있고 미안함이 있으면 이 사람들이 이렇게 당당하게 나오면 안 되는데, 너무나 당당하다는 듯이 학생들 자발적이었다. 학부모 자발적이었다.”

A감독과 코치는 최근에도 피해 선수들에게 연락하며 자신들을 위한 탄원서를 써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포티비뉴스=정형근, 배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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