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백승호가 지난 2019년 10월 북한과 경기를 앞두고 훈련에 임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뜨거운 감자' 백승호가 K리그에서 뛸 수 있는 법은 보상금에 해당하는 3억+a를 수원 삼성에 지급하는 것뿐이다.

백승호와 수원의 갈등이 한 달째 진행 중이다. K리그 선수 등록 마감 기간(3월 31일)까지 일주일밖에 시간이 남지 않았지만, 여전히 양측 간 합의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는다. 백승호 측이 수원이 수긍할만한 보상금을 지급하면 끝날 일인데, 말처럼 쉬운 문제는 아니다.

백승호는 꾸준한 기회와 2020 도쿄올림픽 출전의 꿈을 위해 '디펜딩 챔피언' 전북 현대로 이적을 추진했다. 이미 지속해 보도된 바와 같이 다름슈타트(독일)에서 정한 바이아웃 금액 10억 원과 연봉 5억 원 선에서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수원이 과거 백승호 측과 작성한 합의서를 꺼내들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합의서는 1차와 2차로 나뉘어 작성됐는데, 결론적으로 'K리그 복귀 시 복귀 형태와 방법, 시기를 불문하고 수원 입단을 약속한다'는 내용이다.

전북은 수원의 합의서 존재를 확인한 후 백승호와 협상을 즉각 중단했다. 전북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수원과 개인적인 분쟁을 해결하지 않는다면, 백승호 측과 협상에 들어갈 계획이 없다.

전북 백승권 단장도 24일 오전 '스포티비뉴스'를 통해 "사실 백승호 영입을 위해 다름슈타트와 이적 협상을 벌인 것은 맞다. 독일 현지 언론에서도 보도된 부분이니 사실을 부인하고 싶지 않다. 선수 측과 협상은 했다. 하지만, 수원과 합의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 직후 깔끔하게 손을 뗐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러 인터뷰를 통해 똑같은 이야기를 했다. 수원과 얽힌 문제가 우선적으로 해결돼야한다. 당사자들끼리 풀 문제다. 이적시장을 어지럽히고 싶지 않다"라고 확고히 말했다.

결국, 백승호가 K리그에서 뛰기 위해선 수원과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한다. 백승호는 수원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달 25일 처음 마주앉았다.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자리였다. 지난 17일에 백승호 측이 수원을 한 차례 더 방문하면서 지원금 3억 원을 반환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수원은 합의서에 명시돼 있는 손해배상액을 이유로 '3억 원만으로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수원의 요구는 두 가지로 나뉜다. 첫 번째는 일단 다름슈타트로 돌아간 뒤, 시즌이 끝난 뒤에 협상하자는 입장이다. 수원 관계자는 "우선 시즌이 끝나고 만나자고 했다. 선수를 영입하려면 구단 전력에 보탬이 되는지 판단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이미 선수단 구성이 끝나 영입에 대한 타당성이 부족하다"라고 전했다.

만약 K리그로 당장 돌아오고 싶다면, 3억+a의 금액을 토해내라는 게 두 번째다. 이 관계자는 "3억 원만은 안 된다. 돈의 액수가 중요한 게 아니다. 유소년 정책의 악용을 방지해야 하기 때문에 책임이 동반될 수밖에 없다. 3억 원만 받고 풀어주면 앞으로 지원을 받는 유소년들이 원금만 토해내면 된다는 '백승호 사례'를 방지하기 위함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가 2억 원을 추가로 요구했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런 요구를 먼저 한 적은 없다. a를 두고 얼마라고 단정 지을 수 없지만 8년간의 법정이자, 선수권리 포기에 따른 보상금, 구단 명예훼손 위자료 등이 포함돼 있어야 한다"라고 a의 근거에 대해 설명했다.

수원은 백승호 측이 합당한 '3억+a'의 금액을 먼저 제시해 찾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이에 대해 백승호 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백승호의 매니지먼트사는 "백승호 선수는 수원의 과거 지원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 모두 원만한 해결을 원하고 있다"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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