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전 한국 대표팀 벤치 모습 ⓒ대한축구협회
▲ 0-3 패배의 고통만 확인한 축구대표팀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10년 만의 한일전 친선경기에서 복수는 고사하고 고통만 더 크게 얻은 벤투호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5일 일본 요코하마의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과 치른 80번째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2011년 8월 삿포로 참사 당시 0-3과 같은 점수다.

지난해 11월 오스트리아 원정에서 멕시코, 카타르와 2연전을 치른 뒤 처음 치르는 경기라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황희찬(라이프치히), 이재성(홀슈타인 킬), 김민재(베이징 궈안), 손준호(산둥 루넝) 등이 각각 부상과 소속팀의 차출 거부 등으로 합류하지 못했다.

완전체는 아니었어도 벤투 감독이 추구했던 빌드업 축구라는 지향점 아래 선수들이 뭉쳐 움직이기만 했다면, 큰 문제는 없었다. 일본의 경우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 체제에서 특유의 패스 축구는 더 속도감 있게 진행됐고 한국의 무기였던 투지까지 장착했다. 그야말로 약점까지 보완한 일본이다.

반면, 벤투호가 일본전을 대하는 태도는 그야말로 고등학교 축구부가 프로팀을 상대하는 느낌이었다. 이강인(발렌시아)의 제로톱 실험은 실패했고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리더 발굴에도 실패했다.

장지현 해설위원은 "모리야스 감독의 축구는 상당히 압박이 강하다. 벤투 감독은 사대를 끌어들여서 빠른 빌드업으로 이어가고 이강인을 가짜 9번으로 놓고 역습 침투를 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실패였다"라고 설명했다.

선수들 개개인의 컨디션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뽑은 난맥상도 그대로 그라운드 위에 나타났다. 홍철(울산 현대)이 대표적이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컨디션이 좋지 않다"라고 계속 반복했지만, 벤투 감독은 신경 쓰지 않았다.

대체 가능한 윤종규(FC서울)가 있었지만, 끝내 투입하지 않았다. 선제 실점의 빌미가 홍철이었고 다른 실점도 마찬가지였다. 자연스럽게 중앙 수비의 간격이 벌어지거나 앞선의 미드필더가 공간을 내주는 연쇄효과로 이어졌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의 제로톱 전술은 오늘 우리 전술, 전략인 부분이었다. 상대 수비 라인에 균열을 원했고 우리 수비가 강하게 압박하면서 나오면 상대 포지션을 끌어낼 수 있고 2선에 있는 양 측면에 윙어와 처진 공격수 남태희가 뒷공간으로 침투하는 걸 원했는데 이게 잘되지 않았다"라며 전략 실패를 시인했다.

사실상 플랜B의 실패와 더불어 주전급 선수들과 후보급 자원들의 격차 줄이기에 실패했다는 것을 고백하는 꼴이다. 일본은 다수의 유럽파가 합류하지 못했지만, 약속대로 움직였고 성공했다. 극명하게 대비된 대표팀이다.

한준희 해설위원은 일본전 소득에 대해 "우리가 얻은 것은 전혀 없다고 본다. 이제는 벤투 감독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엄정하고 냉정한 잣대로 채찍질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뢰도의 하락 외에 딱히 얻은 것은 없다"라며 벤투 감독에 대한 재검증이 필요한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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