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요코하마 참사로 기억될 이번 한일전은 시작부터 끝까지 무엇 하나 제대로 된 게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5일 오후 7시 20분 일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서 열린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이강인 제로톱 카드는 완벽한 실패였다. 한국은 전반에만 2골을 내주며 무너졌고 역사에 남을 치욕적인 패배를 당했다.

한일전은 첫 단추부터 잘 못 꿰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 무리한 평가전 추진이라는 비판이 빗발쳤는데, 벤투 감독이 선수 선발 과정에서 K리그 감독들과 소통하지 않은 점이 밝혀지면서 논란을 더욱 키웠다. 문제는 선수들의 컨디션 체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있었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확실히 정상이 아니었다. 선수들은 어떤 이유에서 인지 한일전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전반에만 2골의 실점을 내줬다. 모두 한국의 집중력 부족과 실수에서 비롯된 골이었다. 그 결과, 삿포로에 이은 또 한 번의 참사가 발생했다. 경기 내용만 보면 10년 전보다 심각했다고 볼 수 있다.

전술적인 선택도 실패였다.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제로톱으로 활용했는데, 패스마스터인 이강인을 최전방에 세우니 공격 전개 자체가 안됐다. 무리한 후방 빌드업을 하는 과정에서 빈번히 공을 빼앗겼고, 최전방 이강인에게 공은 연결되지 않았다. 전반에만 2실점을 내준 한국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이강인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벤투 감독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을 활용한 제로톱 전술을 통해 상대 수비 라인의 균열을 내고, 상대 수비를 끌어내리려 했다"라며 "의도했던 전략이 잘 나오지 않았다. 상대 분석을 통해 선택한 부분이고, 잘 되지 않았던 점을 인정한다"라며 전술적인 패착을 돌아봤다.

벤투 감독은 "처음 한일전 제의가 들어왔을 때 좋은 경기가 될 거라고 생각해 수락을 했다"라며 "한일전의 의미를 잘 알고 있고 준비를 했지만, 오늘 경기 같은 경우 상대가 더 나았다. 상대가 승리를 가져갔고, 상대의 승리에 대해 축하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상대는 이길 만한 자격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벤투 감독의 참패 인정은 한국 축구에 더욱 굴욕감을 가져다줬다.

한일전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다. 이번 경기가 오는 6월 예정된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을 앞둔 최종 점검의 시간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답답한 노릇이다.

한준희 해설위원도 경기 후 '스포티비뉴스'를 통해 "우리가 얻은 것은 전혀 없다고 본다. 이제는 벤투 감독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엄정하고 냉정한 잣대로서의 채찍질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뢰도의 하락 외에 딱히 얻은 것은 없다"라고 한일전을 평가했다.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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