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울루 벤투 감독은 컨디션이 나빴는데도 굳이 왼쪽 측면 수비수 홍철을 기용해 완패의 촉매제로 활용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김한림 영상 기자] 요코하마 참사로 기록될 이번 한일전 완패의 이면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의 가벼운 인식도 한몫했습니다.

벤투 감독은 피지컬 능력이 중요한 일본을 상대로 이강인 제로톱이라는 다소 의외의 전략을 내놓습니다. 마치 일반적인 친선경기에서 실험하는 것 같았습니다.

패스 능력이 좋지만, 스피드가 다소 느린 약점이 있는 이강인은 일본 수비를 전방 압박하는 임무까지 수행해야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실패였습니다.

공격 4명의 전체 평균 신장은 173.2cm, 178cm인 일본보다도 5cm 가까이 낮았습니다. 빌드업을 시도해도 공격진의 발에 닿지 않았습니다. 공중볼 경합에서 리바운드 볼은 모두 일본 소유가 됐고 이는 역습의 빌미를 제공했습니다.   

후반에서야 186cm의 장신 공격수 이정협이 투입되고 조금은 나아졌지만, 전반부터 시도했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한준희 해설위원) "이강인의 최적 위치는 역시 제로톱보다는 공격형 미드필더다. 스피드를 주무기로 삼는 선수도 아니다. 빠르게 깔려 들어가는 롱패스가 있어도 뒷공간 연결이 어려웠다. 전방 배치는 아무리 제로톱이었어도 실패였다."

공수를 조율하면서 그라운드 위 리더 역할까지 하는 수비형 미드필더의 부재도 완패에 기여했습니다. 정우영이 후반 31분 부상으로 나간 뒤 공수는 완벽하게 단절됐습니다.

이는 빌드업 부재로 이어졌습니다. 부임 후 줄곧 빌드업 축구를 하겠다고 외친 벤투 감독이었지만, 일본을 상대로 그간 쌓은 경험이 무용지물이 됐습니다.

(장지현 해설위원) "우리 위험지역에서의 실수가 잦아 어려운 경기를 했다. 측면 공격 자원이나 거의 살아나지 못한 채 졸전을 거듭하는 경기가 됐다."

벤투 감독은 한일전의 의미를 단순한 라이벌전으로 여긴 것으로 보입니다. 그저 일본이 더 나았기 때문에 이긴 것이라는 진단을 내놓습니다.

(벤투 감독) "한일전의 의미는 당연히 잘 알고 잘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상대가 우리보다 더 나았다."

선수 선발부터 이미 소통 부재에 정확한 파악조차 하지 못했던 것처럼 보여 논란을 야기했던 벤투 감독, 모든 것이 결과로 나타났습니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이 경고했던 왼쪽 측면 수비수 홍철의 경기력은 나빴고 이강인과 비슷한 유형의 남태희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한일전 패배로 리더십에 큰 상처를 안게 됐습니다. 오는 6월 2022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4경기 전까지 확실한 개선점을 찾지 못하면 더 큰 수렁에 빠질 수 있는 벤투 감독입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김한림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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