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축구대표팀이 일본과의 80번째 한일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나용균 영상 기자] 한일전 완패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이 시국에 왜 한일전을 했느냐는 원초적인 물음부터 얻은 것이 뭐가 있느냐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대한축구협회는 3월 예정됐던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이 6월로 연기되면서 A매치 데이 활용 방안에 몰두했습니다.

마침 일본이 미얀마와의 예선이 미뤄지면서 새로운 상대를 찾았고 축구협회가 호응하면서 80번째 한일전이 성사됐습니다.

축구협회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정상적인 A매치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국제축구연맹에서 대출을 받을 정도로 재정 위기가 왔습니다. 올림픽 대표팀과 자체 평가전으로는 극복되지 않았고 11월 유럽 원정 2연전을 치러 한숨 돌렸습니다.

상업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한일전은 분명 단비였습니다. 대전료는 없었지만, 거액의 중계권료가 수익이 됐습니다. 재정 확보와 대표팀의 경기력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가 분명 눈앞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출발부터가 잘못됐습니다. 코로나19 시국에서 선수 선발은 난관이었습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선수들의 개별 사정을 정확하게 확인하지 않고 24명의 명단을 짰습니다. 부상으로 컨디션이 난조인 선수들이 다수였지만, 그대로 선발을 강행했습니다. K리그 현장을 누볐지만, 제대로 본 것이 맞느냐는 비판이 따랐습니다.

(한준희 해설위원) "전체적인 선수 선발에서부터 의문이 있었고 기용과 활용법도 마찬가지였다. 그라운드 위 리더도 부재했다.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에게 한일전의 중요성을 뼛속깊이 각인시키는 데 실패했다. 활동량, 의욕도 떨어졌다."

패배로 사소한 논란에도 휘말렸습니다. 경기 전부터 한일전을 취소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고 패배 후에는 친선경기에서 상대국 국기를 같이 붙여 착용하는 유니폼조차 일장기라는 특수성이 반영, 입길에 올랐습니다.

벤투 감독에 대한 검증을 다시 한번 해야 한다는 과제도 얻었습니다. 대표팀은 6월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 북한, 레바논과 홈 4연전을 갖습니다. 네 국가보다 1경기를 덜 치러 조건은 나쁘지 않지만, 한 경기라도 삐끗하면 지옥으로 떨어집니다.

일본전에서 보여준 경기력이라면 2차 예선 통과도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얻은 것이 있어야 희망이라도 볼 터.

(한준희 해설위원) "우리가 얻은 것은 전혀 없다고 본다. 이제는 벤투 감독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면서 엄정하고 냉정한 잣대로 채찍질이 필요하다고 본다. 신뢰도의 하락 외에 딱히 얻은 것은 없다."

대표팀은 26일 오후에 귀국해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동일 집단 격리에 들어갔습니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대중 앞에서 호된 비난의 화살을 맞았을지도 모릅니다. 

축구협회가 고뇌의 시간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나용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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