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인천, 맹봉주 기자] 환영인파는 없었다. 무거운 침묵만이 흘렀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전날 저녁 일본 요코하마에서 일본과 친선경기를 치른 후 이날 오후 4시 25분 인천 도착 예정 비행기를 타고 왔다.

코로나19로 선수단 인터뷰나 특별한 미디어 행사는 진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취재진이 대표팀을 보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는 예정 입국 시간보다 15분 일찍 왔다. 입국 문이 열리고 대표팀 선수들이 모습을 보였다. 모두 마스크를 낀 채 묵묵히 앞만 보고 걸어갔다.

마스크로 표정을 읽을 순 없었지만 겉으로 풍겨져 오는 공기는 무거웠다. 한산한 공항 분위기와 맞물려 더 낮게 깔렸다. 선수단을 찍으려는 사진기자들의 셔터 소리만 가득 찼다.

전날 당한 한일전 0-3 대패 충격이 워낙 컸다. 이날 경기는 역대 80번째 한일전 경기였다. 약 10년 만에 치르는 한일전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그러나 경기력이 너무 엉성했다. 공수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수비에선 상대에게 손쉬운 역습을 여러 차례 허용했고 공격은 답답했다. 내용과 결과 모두 변명거리 없는 완패였다.

경기 후 팬들의 비난이 폭발했다. 이미 경기 전부터 여론은 좋지 않았다.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유행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적절하지 않은 평가전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여기에 파울루 벤투 감독의 선수 선발에도 많은 의문이 남았다.

결국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직접 나서 사과까지 했다. 대표팀이 귀국하기 직전 공식 성명을 내고 "25일 한일전 패배에 실망하신 축구팬, 축구인, 국민 여러분께 축구협회장으로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추세다.

한편 공항을 빠져나간 대표팀은 곧바로 파주로 향했다. 파주에서 코로나19 검사를 진행한 후 1주일 동안 집단 격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인천, 맹봉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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