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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배면 주먹으로 배 때린다"…女하키 감독 '제보' 쏟아져

네이버구독_201006 맹봉주 기자 mbj@spotvnews.co.kr 2021년 03월 29일 월요일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이 벌어진 이후 A 감독이 선수들에게 얘기했어요. '내가 때려서 팔꿈치 부러진 거 신고하면 안 된다. 그럼 나 밥줄 끊긴다. 5년 지나면 신고 못 한다는데 너가 딱 신고할 수 있는 나이야'라고 말했어요."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A 감독은 수원 소재의 중학교 여자 하키부 코치로 오랫동안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러다 2018년 용인 소재 대학에서 재능 기부 감독으로 여자 하키부를 지도했다.

중학생 시절 심각한 폭행을 당한 피해 선수들은 대학에서 A 감독을 다시 만난 후 트라우마에 시달렸다.

A 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피해자 숫자는 상당하다. 스포티비뉴스가 확보한 제보와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된 사례가 여럿이다.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A 감독 폭행에 대한 제보는 매우 구체적이다. '대학교 지하 창고'라는 폭행 장소, 때리기 전 반지와 손에 찬 시계를 푸는 A 감독 특유의 행동, 폭행 방식 등이 일치를 보이고 있다.

"개 처맞듯이 맞았다. 빠따로 맞고 뺨 맞고 발로 차이고 밟히고. (A 감독은) 수치스러운 말들도 했다. 같이 운동하던 언니는 하도 스틱으로 맞고 발로 치여서 어깨가 빠지기도 했다. 정강이나 명치가 까이는 일은 대수롭지도 않았다." -피해자 B씨-

"등산화로 갈아 신고 손에 있는 반지, 팔찌 다 빼고 우리를 때렸다. 발로 배 차이고 손으로는 뺨을 맞았다. 얼굴 어디든 다 맞았다. 머리카락 잡혀서 돌리고 밟히고…언니,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계속 맞았다." -피해자 C씨-

"경기에서 지면 당연히 맞았다. 스틱이 없을 때는 신고 있는 신발로 머리와 뺨을 때리거나 그 이외엔 손과 발을 사용해 때렸다." -피해자 D씨-

폭력 이외에도 A 감독은 대학 선수들에게 실업팀과 계약할 경우, 계약금 일부를 학교 기부금 형식으로 내라고 말했다.

A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한 대학 선수는 "계약금 500만 원을 발전기금으로 내라고 했다. '지난해 XX 언니는 실업팀 갈 때 1500만 원 중 1400만 원을 내고 갔다. 너희들에게 그만큼은 바라지도 않는다. 후배들을 위해 딱 500씩 내고 가자'고 말했다. 우리 모두 알았다고 했다. A 감독이 너무 무서웠기 때문이다. (그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내세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으로 스포츠계가 떠들썩했을 때도 A 감독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았다.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피해자 E씨는 "A감독이 운동하다 쉬는 시간에 한 선수에게 '내가 너 때려서 팔꿈치 부러진 거 신고하면 안 된다. 그럼 나 밥줄 끊긴다. 5년 지나면 신고 못 해. 넌 5년이 안 지나서 신고할 수 있대. 하면 안 된다'고 얘기했다"고 털어놨다.

차마 중학생에게 했다고는 믿기 힘들 정도의 '폭언'에 대한 제보도 쏟아졌다.

“X발, X 같은 년아. 남자친구 사귀다 걸리면 애 쳐 배서 나중에 뭐가 되려고 그러냐. 너네 애 배면 주먹으로 배 때려버린다. 귓구멍 드릴로 뚫어줄까. 전화 받았을 때 잠 덜 깬 목소리로 들으면 죽여 버리고 싶었다"처럼 입에 담기 힘든 말이 나왔다.

일부 피해자들은 용기를 냈다. 체육인의 인권보호 및 비리 근절을 위해 지난해 8월 출범한 스포츠윤리센터에 신고했다.

하지만 상황은 해결되지 않았다.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는 지지부진했다. 그 사이 피해자들의 신원이 노출되며 2차 가해가 시작됐다. 시간이 흐를수록 스포츠윤리센터에 대한 불신은 쌓여갔다. 여전히 6개월째 조사 중이다.

그 사이 A 감독은 다른 학부모와 선수들을 동원해 신고한 선수들을 압박했다. 대회 출전이나 실업팀 진출에 불이익이 갈 수 있다고 판단한 일부 선수들은 신고를 취하하기도 했다.

대한하키협회는 두 손 놓고 방관했다. "하키 지도자들의 폭력이 이 정도까지 만연해있는지 몰랐다"는 말은 협회 얼굴에 스스로 침을 뱉는 행위였다.

대한하키협회는 18일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열어 A 감독을 비롯해 폭력과 계약금 갈취 의혹을 받는 지도자들의 징계를 논의했고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대한하키협회 이상현 회장은 "선수, 학부모와 국민에게 신뢰받기 위해선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윤리위반 사안에 대해선 더욱 단호히 대처하겠다"며 지도자 폭력 근절 의지를 나타냈다.

A 감독은 현재 폭행 및 폭언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대한하키협회는 30일 공정위를 열어 A 감독의 징계를 논의할 전망이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제보> mb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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