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지난 2월 새 엠블럼 발표를 직접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8년간 한국 축구는 제자리걸음만 반복 중이다. 형식적인 사과는 이제 당연한 절차가 됐다. 아직도 한국 축구에 봄은 찾아오지 않았다. 체감온도로 치면 아직 영하권이다.

한국은 지난 25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치른 일본과 친선경기에서 0-3으로 패했다. 참패에 축구팬들의 분노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패배의 충격은 컸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지난 26일 대한축구협회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번 패배에 대해 파울루 벤투 감독에게만 비난이 쏠리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최상의 상태로 경기를 치르도록 완벽하게 지원하지 못한 축구협회의 책임이 더욱 크다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이번 일을 거울삼아 더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 구단과 지도자 등 현장의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이며 대화하겠다라는 내용도 덧붙였다.

그러나 정 회장의 사과는 크게 와닿지 않게 느껴졌다. 근본적으로 한국 축구가 더 나아지고 발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 정 회장의 사과문은 형식적인 말만 나열돼 있기 때문이다. 문제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해결 방안 모색이 먼저 돼야 하는데, 부랴부랴 사과부터 내놓은 모습이다.

정 회장의 사과는 일종의 공식이 됐다. 정 회장은 지난 2013년 취임 후 3선에 성공하며, 8년째 협회를 이끌고 있다. 그사이 사과만 여러 차례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 실패, 전현직 임직원의 공금 횡령,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앞두고 거스 히딩크 전 감독 영입설에 관한 논란, 2018 러시아 월드컵 실패 등이 있을 때마다 정 회장은 고개를 숙였다.

8년간 사과만 수없이 반복했다. 매번 사과 때마다 뼈를 깎는 노력을 통해 쇄신하겠다라는 식의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혁신하는 축구협회, 발전하는 한국축구, 축구를 통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라는 약속도 있었다. 

하지만, 그사이 한국 축구의 근본적인 발전이 있었는지는 의문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한국 축구의 발전 수준을 그대로 담지 못하겠지만, 한국은 여전히 38위에 머물러 있다. 말로는 아시아 최강을 자부하는데, FIFA 랭킹상 일본(27), 이란(29)에 이은 아시아 세 번째로 밀려난 것은 꽤 오래 전 일이다.

정 회장은 취임 첫해였던 지난 201311, 협회 창립 80주년 기념 비전 선포식에서 20년 이내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위권 진입 및 아시아 국가 최초로 월드컵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목표했던 2033년까지 10년 이상 남았지만, 지난 8년의 세월을 돌아봤을 때 믿음이 가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한국 축구는 과연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 이번 한일전 패배를 기점으로 정 회장 체제의 지난 8년과 한국 축구의 근본적인 발전을 다시 한 번 짚어볼 때다.

한 축구인도 정몽규 회장은 물론, 협회는 매번 이슈가 터질 때마다 사과만 해왔다. 더 이상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정확한 진단과 대책 마련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한국 축구의 미래는 지난 8년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또 이렇게 어벌쩡 넘어가선 안 된다라고 말했다.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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