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낙현 ⓒ KBL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송승민 영상기자] "김낙현(26, 184cm)을 막아야 한다."

인천 전자랜드와 붙는 팀들의 감독은 경기 전 하나 같이 같은 말을 한다. "김낙현으로부터 파생되는 전자랜드 공격을 얼마나 막느냐에 승패가 달렸다"는 얘기다.

그만큼 전자랜드 공격에서 김낙현이 차지하는 지분은 절대적이다. 개인 득점도 높지만 김낙현과 다른 선수의 투맨 게임을 통해 생기는 여러 공격 옵션들이 위력적이다.

김낙현은 프로에 와서 기량이 꽃피운 선수다. 고려대 시절만 해도 김낙현이 프로에서 이 정도 활약을 보일 거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특히 국내선수들은 잘 사용하지 않는 스텝백 3점슛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어려운 동작이지만 김낙현은 성공률이 높다. 3점슛 성공률 39.49%로 리그 전체 7위다. 어느덧 스탭백 3점슛은 김낙현을 대표하는 시그니처 무브가 됐다.

"대학 때부터 공격은 자신 있었다. 공격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진짜 없었다. 프로에 와서 바닥부터 다시 배웠다. 가드로서 기본인 리딩이나 패스 등 기초부터 다졌다."

"내 키가 작은 편에 속하지 않나. 나만의 무기를 만들어야 했다. 힘들어도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막기 어려운 공격을 할까 고민했다. 그러다 스텝 백 3점슛을 던지게 됐다. 이 기술은 나만 할 수 있는 것 같다(웃음)."

올 시즌 성적은 평균 14.3득점 4.8리바운드 2,6어시스트로 모두 커리어 하이다. 프로 4년 차에 올스타, 대표팀 등에 뽑히며 차곡차곡 화려한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전자랜드는 김낙현을 앞세워 부산 KT와 공동 5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프로 데뷔 초만 해도 벤치선수였던 김낙현이 빠른 시간 안에 팀의 에이스로 거듭난 데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경험이 크게 작용했다. 당시 김낙현은 남자농구 3대3 대표팀에 뽑혀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결승에서 중국을 만나 리드하고 있었지만 경기 종료 직전 동점을 허용한 뒤 연장 끝에 아쉽게 패했다. 김낙현은 "선수로서 터닝포인트는 3대3 농구 대표팀에 뽑히고 나서부터다. 그때부터 마인드가 달라졌다. 당시 대참사가 있지 않았나.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잘 이겨냈다. 그 과정에서 더 큰 목표를 갖게 됐다. 노력도 더 했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농구단에서 손을 뗀다. KBL은 공개 입찰을 통해 전자랜드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 2일 공개 입찰이 끝났지만, KBL과 전자랜드는 아직 어떠한 입장 발표도 하지 않고 있다.

김낙현은 "인수 구단이 나타나더라도 전자랜드라는 이름을 달고 뛰는 건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다. 우리 팀을 응원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라며 "선수는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해야 한다. 플레이오프에 가서도 팬들 눈 즐겁게 하는 농구를 할테니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줬으면 좋겠다"고 플레이오프에서 선전을 예고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송승민 영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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