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고추리반' 연출을 맡은 정종연 PD. 제공ㅣCJ ENM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티빙 첫 오리지널 '여고추리반'이 인기리에 막을 내렸다. 시즌2를 기약한 헤어짐이지만 애청자들의 아쉬움은 짙다. 정종연 PD의 독보적인 세계관 아래 멤버들의 훌륭한 케미스트리, NPC의 적재적소 활약 등이 어우러져, 매주 금요일마다 극강의 몰입감을 선사한 탓이다.

'여고추리반'을 연출한 정종연 PD는 최근 스포티비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홀가분하다. 첫 오리지널이라 티빙 쪽에서도 전폭적으로 지원해주셨고, 함께한 임수정 PD를 비롯한 연출진, 허정희 작가를 비롯한 작가진 모두 고생 많았고,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며 프로그램을 완주한 소감을 전했다.

'여고추리반'은 새라여자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사건과 그 속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뭉친 추리반의 활약을 담은 미스터리 어드벤처다. 독보적인 세계관, 출연자들의 높은 자유도,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NPC 등 다채로운 흥미 요소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여고추리반'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티빙 오리지널의 스타트를 무난하게 끊었다. 공개 8화 만에 정종연 PD의 전작 '대탈출3' VOD 시청자 수를 넘겼고, 매회 티빙의 인기 방송 순위 톱10에 들며 사랑받았다.

이에 힘입은 '여고추리반'은 종영과 동시에 시즌2를 확정 지었다. 정종연 PD는 "시즌2는 '여고추리반' 방영 초반에 티빙으로부터 제안이 있었다. 업로드가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 제작진, 출연진 모두 결과에 만족하고, 시즌2에 대한 의지가 생겨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일반 TV 프로그램처럼 시청률을 매길 수 없는 만큼, 대개 '유료 가입 기여'로 성패를 판단한다. '여고추리반'은 7, 8회부터 종영까지 연속 26일 동안 '유료 가입 기여' 1위를 차지해, 티빙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정종연 PD는 "일반적인 TV 시청률과는 해석하는 방식 자체가 아주 달라서 저에게는 낯설지만, ‘유료가입기여’ 순위라는 것이 있다. 공개 4주 차인 7, 8회 업로드 이후 종영까지 매일(매주 아님) 1위를 차지했다는 이야기를 티빙 쪽으로부터 전해 들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여고추리반'의 흥행은 기대 이상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준 추리반 멤버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활동 분야부터 연령대까지 제각각인 멤버들이었지만, '새라여고 추리반'으로 뭉치면서 금세 끈끈한 관계가 됐다. 정종연 PD는 이들의 케미스트리에 주저 없이 "100점"을 외쳤다.

"이런 장르의 프로그램은 그 무엇보다 멤버들간의 케미가 중요하고, 가장 걱정되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대부분이 서로 친분이 거의 없는 상태였고, 멤버들간 나이 차가 상당했고요. 무엇보다도 방역상황 때문에 모임을 자주 가질 수가 없어서 특히 애가 많이 탔습니다. 포스터 촬영, 사전모임 촬영 등 한정된 시간에서 친해질 수 있도록 많이 노력했습니다. 첫 녹화를 진행하면서 조화로운 친밀감이 빠르게 형성되어 놀랐고, 다들 진심으로 서로를 위하고 좋아해 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다소 파격적인 멤버 구성은 방송인 박지윤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종연 PD는 "박지윤 씨는 우리 입장에서는 ‘최후의 보루’ 같은 느낌이었다. 박지윤 씨는 절대 헤매지 않을 것이고, 출연자들의 방향을 잡아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추리 예능에 대한 경험을 떠나서 그만큼 방송인으로서 완성도가 높은 인물이다. 절대적인 믿음이 있었다"고 전했다.

박지윤, 장도연, 재재, 비비, 최예나는 추리 예능에 최적화된 호흡을 자랑했다. 특히 이들 조합에서는 흔히들 말하는 '구멍'이 없었다. 추리 예능에 조예가 깊은 동아리장 박지윤을 주축으로, 멤버들은 각자 제 몫을 해내며 흥미로운 서사를 구축해냈다.

그 중에서도 예능 새내기 비비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회를 거듭하며 온전히 '여고추리반'에 녹아든 비비는 뛰어난 관찰력과 추리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한 새라여고의 비밀에 깊이 빠져든 비비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몰입감을 선사했다.

"비비 씨의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본인이 머리가 좋지 않다고 여러 번 말도 했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 특별히 기대하지 않았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스토리를 조립하는 과정에서 명장면을 많이 만들어냈습니다."

'여고추리반'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김정호(문상훈), 민정음(김두영), 구연산(김도형), 고인혜(이승연), 나애리(이가영), 노다희(김주연) 등 캐릭터가 확실한 NPC들이었다. 특히 문상훈, 김두영, 김주연은 아는 사람은 아는 엔터테이너로, 등장만으로도 소소한 재미를 안겼다.

정종연 PD는 NPC의 섭외 과정에 대해 "NPC는 여러 경로를 통해 오디션을 보고 선발한다. 다만, 문상훈 씨(김정호 역), 김두영 씨(민정음 역), 김주연 씨(노다희 역)의 경우 매체를 통해 먼저 접하고 꼭 섭외하고 싶어서 인맥을 동원해 만남을 가진 경우"라고 밝혔다.

정종연 PD는 완성도 높은 '여고추리반'을 위해 기꺼이 고생해준 NPC 연기자들에게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정 PD는 "대사가 있는 NPC를 비롯해 많은 단역 연기자분들이 등장한다. 모두 새벽부터 녹화장으로 나와 짧은 시간 출연자의 만남을 위해 상당히 장시간 연습과 리허설을 거쳤고,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녹화에 임해주셨다. 지금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과연 '여고추리반'은 MZ세대가 사랑한 프로그램이었다. '여고추리반'이 공개되는 금요일이면 어김없이 관련 커뮤니티에서 열띤 추리 토론이 벌어지곤 했다. 이에 정종연 PD는 "대단히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어서 시청자 여러분께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 녹화 준비를 정말 단단히 하고 꼼꼼히 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며 뿌듯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닭새라tv' 유튜브 영상에 달린 댓글들은 정말 재밌다. 다들 새라여고 학생들이 돼서 재밌게 놀고 계신다. 프로그램의 일부가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열차게 4주를 달려온 '여고추리반' 애청자들은 이제 시즌2를 기다리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중이다. 시즌2에 대한 정보는 추리반 멤버가 그대로라는 것 이외에는 베일에 싸인 상태다. 정종연 PD는 살짝 귀띔이라도 해달라는 요청에 "비밀로 남겨두고 싶다"며 웃었다.

"시즌2와 관련해서는 아예 백지상태는 아니지만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어서 계획의 모든 부분이 변경될 여지가 있어서 미리 말씀드려도 의미가 없을 것 같습니다."

▲ '여고추리반' 연출을 맡은 정종연 PD. 제공ㅣCJ ENM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notglasse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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