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고추리반'에 출연한 문상훈. 제공ㅣ블랭크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빠더너스 크루의 문상훈이 '여고추리반'의 김정호를 연기한 소감을 밝혔다.

문상훈은 최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여고추리반'을 마무리한 소감에 대해 "촬영을 1월 말에 마쳤다. 매주 2편씩 올라왔는데 제가 참여한 건데도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재미있고 뿌듯한 추억이다"라고 전했다.

지난 3월 19일 막을 내린 '여고추리반'은 새라여자고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수상한 사건과 그 속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뭉친 추리반의 활약을 담은 미스터리 어드벤처다. 정종연 PD의 독보적인 세계관, 추리반 멤버들의 케미스트리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여고추리반'은 정종연 PD의 전작들보다 NPC의 활용을 극대화해 재미를 더했다. 문상훈은 사실상 NPC의 보스 중 보스 김정호로 분해, 새라여고의 메인 빌런으로 활약했다. 김정호는 새라여고 지리 선생님이자 추리반 담당 선생님으로 위장했으나, 그의 진짜 정체는 초인간연구회의 회장이었다. 이는 시청자들에게 충격적인 반전이었다.

이미 모든 사실을 알고 있었던 문상훈은 누리꾼들의 열띤 추리를 볼 때 어땠는지 묻는 말에 "마피아 게임에서 죽고 난 뒤 관전하는 느낌이었다. 10만 명이 하는 마피아 게임이었다"라고 밝혔다.

'여고추리반' 촬영 당시 문상훈의 부담감은 엄청났다고 한다. 라이브에 가까운 촬영을 무난히 마치기 위해 홀로 거울을 보면서 연습을 거듭하는 것은 물론, 여러 차례 리허설을 거쳐야 했다.

멤버들이 건넬 말들을 예상하고, 이에 따른 대답을 생각해두는 것도 일이었다. NPC의 말 한마디에 추리반 멤버들의 추리 방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문상훈은 극도로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많이 부담스러웠죠. 제가 웃긴답시고 애드리브를 하면, 멤버들은 그걸 단서라고 생각하고 복기하게 될 수도 있잖아요. 프로그램이 의도한 방향대로 가는 게 첫 번째니까 함부로 할 수가 없었어요. 어려웠지만 재미있었어요."

14회에서 김정호가 지하 벙커에 갇힌 추리반 멤버들에게 범죄 행적들을 술술 말하는 장면도 하나의 장치였다. 문상훈은 해당 신을 더욱이 자연스럽게 소화하고 싶었지만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때 제 대사만 거의 9~10줄 정도 됐었는데, 거의 독백 수준이었어요. '명탐정 코난'에서 범인이 자백하면서 일일이 설명하는 것처럼 저도 그렇게 해야 했었어요. 대사가 있으면 앞뒤에 살도 붙이면서 제 식으로 해야 하는데, 또 그 살을 잘 못 붙이면 안 되니까요. 아무래도 스스로 아쉬웠죠. 생활 연기처럼 하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연극처럼 해야 됐던 것 같아요."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뿌듯한 순간도 분명히 존재했다. 문상훈은 "고인혜를 휠체어에 태워서 실험동으로 데려가는 신이었다. 50M 정도 되는데 그냥 걸어가면 아쉽겠더라. 그래서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로) 휘파람을 불었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그런데 교묘하게 잘 맞아떨어져서 '떡밥'으로 언급됐다. 제일 뿌듯한 포인트다"라고 말했다.

문상훈은 '여고추리반'에서 새로운 별명 '똥쟁이'를 얻기도 했다. 추리반 멤버들을 위해 교무실을 비워야만 하는 상황에서 화장실이 급한 연기를 실감 나게 해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저랑 그런 연기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화장실을 자주 갔었어요. NPC는 전개에 필요할 때를 제외하면 모습을 비추면 안 되니까 매번 화장실 가고 싶을 때마다 작가님한테 물었었어요. 10초도 안 되는 신이었는데 그게 '착붙'이었나 봐요. 갑자기 제 이름이 '똥쟁이'로 바뀌면서 오피셜처럼 통하더라고요. 하하."

이처럼 김정호의 친근한 이미지 탓에 추리반 멤버들과 시청자들은 깜빡 속고 말았다. 특히 박지윤과 최예나는 진실이 수면 위로 드러나는 중에도 김정호를 믿었다.

"최예나 님을 보면서 엄청 안타까웠어요. 박지윤 님도 거의 마지막까지 제가 흑막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시더라고요. 꼭 영화 '인터스텔라'처럼 화면에 대고 '아니야. 믿지 마. 지금이라도 믿지 마'라고 외쳤었어요."

▲ '여고추리반'에 출연한 문상훈. 제공ㅣ블랭크

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notglasses@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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