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크타르 다아카비(발렌시아)가 인종차별 희생양이 됐다.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 나용균 영상 기자]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경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5일 스페인 카디스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라몬 데 카란차차에서 열린 카디스와 발렌시아의 2020-21시즌 라리가 29라운드에서 발생한 일입니다.

논란의 상황은 양 팀이 1-1로 팽팽히 맞서던 전반 30분경 나왔습니다. 발렌시아의 무크타르 디아카비가 경기 도중 카디스의 수비수 후안 칼라와 충돌했습니다.

디아카비는 칼라와 짧은 몸싸움과 언쟁을 벌인 후 급격히 흥분했습니다. 디아카비는 이성을 잃은 채 칼라에게 달려들었고, 주심과 양 팀 선수들은 두 선수를 뜯어말렸습니다.

주심은 디아카비에게 옐로카드를 꺼냈고, 디아카비는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이후 디아카비를 비롯한 발렌시아 선수들은 경기를 거부한 채 일제히 라커룸으로 들어갔습니다.

경기는 약 20분 뒤 재개됐지만, 디아카비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하비 그라시아 감독은 디아카비 대신 위고 기야몬을 투입했고, 논란의 당사자인 칼라 역시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아웃 됐습니다.

발렌시아는 경기 도중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NO TO RACISM'이라는 문구가 들어간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디아카비가 인종차별 피해를 당했다는 뜻이었습니다.

발렌시아는 경기 후에도 구단 홈페이지에 디아카비가 오늘 인종차별의 희생양이 됐다. (경기 중) 공식적인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점에 유감을 표한다. 발렌시아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강력히 반대하고 디아카비를 지지한다는 강력한 뜻을 내비쳤습니다.

한편, 발렌시아는 후반 43분 카디스의 마르코스 마우로에게 실점을 허용하며 1-2로 패했습니다. 이강인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끝내 경기에 나서지 못했습니다.

최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12월 파리 생제르망과 바샥셰히르의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경기에서 전반 13분 경기가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인종차별 가해자는 다름 아닌 대기심이었습니다. 대기심이 바샥셰히르 코치를 향해 '니그로(negro)'라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했고, 바샥셰히르 선수들이 경기장을 떠나면서 경기가 중단됐습니다.

결국 하루 뒤 경기가 중단된 시점부터 재경기가 펼쳐지는 촌극이 발생했습니다.

라리가에서도 인종차별 논란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지난해에도 마요르카에서 뛰던 일본 국가대표팀 미드필더 쿠보 타케후사가 자신의 소속팀 코치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마요르카의 피지컬 코치 다니 파스토르는 경기 중 쿠보를 부르면서 양쪽 손으로 눈을 찢는 제스처를 취했고, 이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노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축구계에서 끊이지 않는 인종차별 논란. 인종차별을 포함한 모든 종류의 차별이 스포츠 경기에서 없어질 날은 올 수 있을까요.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 나용균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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