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 카일 깁슨(왼쪽)과 토론토 류현진. ⓒ알링턴(미 텍사스주),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는 2일(한국시간) 열린 메이저리그 개막전에서 굴욕을 맛봤다. 이날 선봉장을 맡은 선발투수가 구단 역대 개막전 최소이닝을 기록한 뒤 강판당했기 때문이다.

불명예를 쓴 이는 우완투수 카일 깁슨(34). 지난해 텍사스 유니폼을 새로 입은 뒤 올 시즌 개막전 선발로 승격한 깁슨은 이날 캔자스시티 로열스 원정경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1회초 텍사스 타선이 5점을 안기며 가뿐하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안타와 볼넷을 연달아 허용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난조는 1회 수비부터 시작됐다. 선두타자 화이트 메리필드에게 좌중간 안타를 맞은 깁슨은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중전안타, 카를로스 산타나에게 볼넷을 허용해 무사 만루 위기로 몰렸다. 이어 살바도르 페레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1실점했고, 포수 패스트볼로 추가 실점했다.

실점은 계속됐다. 다시 호르헤 솔러에게 볼넷을 내줘 맞은 무사 만루에서 헌터 도지어를 삼진으로 잡았지만, 카일 이스벨에게 우전 적시타, 마이클 A. 테일러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아 5-4 추격을 허용했다.

결국 텍사스 벤치는 여기에서 깁슨을 내리고 테일러 헌을 올렸다. 그리고 헌이 니키 로페스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맞으면서 깁슨의 실점은 5점까지 늘어났다. 개막전 등판 기록은 0.1이닝 4안타 1삼진 3볼넷 5실점. 평균자책점은 무려 135.00이었다.

텍사스 개막전 선발 역사상 가장 짧은 이닝을 던진 투수가 된 깁슨은 8일 글로브라이브필드에서 열린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홈경기에서 명예회복을 노렸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깁슨은 이날 6이닝 동안 6안타를 맞았지만, 삼진을 8개나 잡아내면서 무실점 완벽투를 선보였다. 시속 150㎞대 싱커를 비롯해 커터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토론토 타자들을 요리했다.

▲ 토론토 류현진(왼쪽)이 8일(한국시간) 텍사스전 도중 포수 대니 잰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알링턴(미 텍사스주), 조미예 특파원
군더더기가 없는 투구였다. 1회 삼진 2개를 곁들여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낸 깁슨은 2회와 3회 안타를 내줬지만, 후속타자들을 잘 처리하며 실점을 막았고, 4회 역시 삼진 2개를 앞세워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최대 위기는 5회였다. 1사 후 조 패닉과 대니 잰슨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사 1·3루로 몰렸다. 그리고 마커스 시미언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만루. 여기에서 캐번 비지오가 초구를 노려 131㎞짜리 커브를 정확하게 받아쳤는데, 이 빠른 타구가 유격수 아이재아 카이너-팔레파 정면으로 향하면서 병살타로 연결됐다.

위기를 넘긴 깁슨은 6회 역시 무실점으로 처리한 뒤 7회부터 마운드를 불펜진에게 넘겼다. 그리고 텍사스는 2-1 리드를 끝까지 지키고 승리를 챙겼다. 평균자책점 역시 135.00에서 7.11로 대폭 내렸다.

이날 깁슨은 1987년생 동갑내기인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과 맞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깁슨은 호투를 앞세워 올 시즌 첫 번째 승리를 챙긴 반면, 류현진은 7이닝 7안타 1홈런 7삼진 2실점으로 역투하고도 타선의 침묵 속에서 패배를 안았다.

스포티비뉴스=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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