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쾌조의 시즌 출발을 알린 토론토 류현진 ⓒ알링턴(미 텍사스주), 조미예 특파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송승민 영상 기자] 류현진(34·토론토)은 시범경기 당시 올 시즌 준비에 대해 만족감을 숨기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일정이 뒤죽박죽 꼬였던 지난해보다 훨씬 낫다고 스스로도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류현진은 몸을 만드는 과정이 더 좋다면서 제구 또한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으로 단언했다. 사실 지난해도 제구가 나빴던 것이 아니고 리그 최고 수준의 투수가 “얼마나 더 좋아질 수 있을까?”라는 물음표가 있었던 것도 사실. 그런데 류현진은 정말 더 좋아진 제구와 구위로 자신의 말이 허풍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고 있다. 첫 두 경기에서 모두 호투했다. 승리만 없었을 뿐이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 열린 텍사스와 경기에서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피홈런 하나를 포함해 7개의 안타를 맞기도 했지만 탈삼진 7개를 기록하며 도망가려는 텍사스 타선의 발목을 잡았다. 팀 타선과 수비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을 기록한 것이 유일한 흠이었다.

결과도 좋았지만 내용이 더 좋았다. 2회 2실점을 제외한 나머지는 류현진 투구의 진가를 여기저기서 엿볼 수 있었다. 우선 건강한 몸을 과시했다. 경기 초반보다 오히려 중반 이후의 포심패스트볼 구속이 더 나왔다. 6·7회까지도 힘이 떨어지지 않는 모습이었다. 본격적으로 몸이 예열되면 더 좋은 컨디션도 기대할 수 있다.

▲ 완벽한 제구를 바탕으로 순항하고 있는 류현진 ⓒ알링턴(미 텍사스주), 조미예 특파원
제구는 기가 막혔다. 우타자 몸쪽을 찌르는 포심패스트볼은 상대를 얼어붙게 했고, 컷패스트볼은 상하 좌우를 가리지 않고 예리하게 돌아 들어갔다. 우타자를 상대로는 바깥쪽 체인지업, 좌타자를 상대로는 바깥으로 흘러 나가는 커터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 날이었다. 여기에 가장 제구가 어려울 법한 커브까지 던지고 싶은 곳에 마음껏 던진 하루였다. 텍사스 타자들은 ‘게스히팅’ 자체가 쉽지 않았다.

‘무승 신분’이지만 류현진도 경기력에 대해서는 만족하고 있다. 류현진은 8일 경기 후 취재진과 화상 인터뷰에서 “지난해 첫 2경기보다는 경기력이 좋다. 올해 2경기 모두 3실점 이하로 막았다. 선발투수로서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해보다 출발은 좋다”면서 “타자와 승부하면서 모든 구종이 전체적으로 잘 제구되고 있다”고 총평했다. 지금의 경기력만 잘 유지한다면, 마지막 훈장인 승리는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송승민 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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