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판 판정 및 오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박지수(수원FC)가 또 오심의 희생양이 됐다. 벌써 세 번째다.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심판 운영의 주체인 대한축구협회(KFA)는 대체 뭘 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2021 시즌 K리그는 매 라운드 판정 논란으로 시끄럽다. 8라운드 밖에 진행되지 않았는데, 오심이 결과에 영향을 준 사례가 4경기나 된다. 안타깝게도 4경기 모두 수원FC의 경기에서 나왔다. 3경기는 손해를 봤고, 1경기는 이득을 봤다. 그런데, 손해를 본 3경기에서 피해자는 단 한 명이었다. 바로 박지수다. 

국가대표 수비수 박지수는 중국슈퍼리그(CSL) 광저우 헝다에서 활약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수원FC로 이적했다. 군 문제 해결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결코 허투루 생각하지 않았다. 오랜 만에 돌아온 K리그에서 자신의 기량을 증명하고 싶었다. 국가대표로서 책임감도 막중했다.

이적합의서 지연과 부상 등의 이유로 데뷔전이 미뤄진 박지수는 지난달 14일 성남FC와 4라운드에서 K리그 복귀전을 치렀다. 의욕이 넘쳤다. 그러나 돌아온 건 K리그 커리어 첫 퇴장이었다. 후반 38분 성남 공격수 뮬리치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손을 썼다는 이유였다. 박지수 퇴장 후 수원FC는 추가 실점을 허용하며 경기에서 역전패했다.

박지수의 퇴장은 오심이었다. KFA 심판평가소위원회는 사후 회의에서 퇴장 결정을 번복했다. 뮬리치가 완전히 공을 소유하지 않았음으로 '명백한' 득점 기회 저지가 아닌, '유망한' 득점 기회 저지였다는 평가였다. 박지수는 2경기 출장 정지 징계도 사라졌기에, 5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전에 뛸 수 있게 됐다.

▲ 박지수(수원FC)가 성남FC전에 이어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도 퇴장을 당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하지만, 박지수의 불운은 시작일 뿐이었다. 곧바로 이어진 인천전에서 박지수는 또 퇴장을 당했다. 후반 9분 인천 네게바의 슛이 박스 안에 있던 박지수의 오른팔에 맞았다. 주심은 고의적 핸드볼 파울이라고 판단해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박지수에게 옐로카드를 꺼냈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후반 22분 박지수는 또 다시 핸드볼 파울을 범했다. 두 번째 카드를 받은 박지수는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했다. 수원FC는 페널티킥 실점으로 역전까지 허용했다.

또 오심이었다. 심판소위원회는 박지수의 퇴장 징계를 또 번복했다. 첫 번째 옐로카드 판정이 부적절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박지수는 또 살아났지만, 수원FC는 2경기 연속 오심에 의해 승점 3점씩을 잃었다. 게다가 2경기 연속 비디오 분석(VAR)을 했음에도 현장에서 오심을 잡아내지 못했다.

박지수와 수원FC의 불운은 끝이 아니었다. 지난 7일 열린 광주FC와 8라운드에서 또 오심이 나왔다. 후반 3분 광주의 선제골 상황에서, 펠리페가 박지수의 목을 손으로 밀치는 장면이 포착됐다. 주심은 VAR 확인 후에도 판정을 번복하지 않았다.

이번에도 오심이었다. 심판소위원회는 9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펠리페의 득점은 박지수에 대한 파울로 취소 됐어야 함"이라고 오심을 인정했다.

▲ 대한축구협회 심판소위원회는 또 다시 오심을 인정했다. ⓒKFA 심판실 SNS

결국 박지수는 폭발했다. 광주전 직후 자신의 SNS에 펠리페의 파울 장면과 함께 'This is soccer?(이게 축구냐)'라는 글을 올려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했다. 결국, 박지수는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위원회 결과 '심판 판정을 비난하는 게시물을 올렸다'는 이유로 300만 원의 제재금 징계를 받았다.

박지수의 분노가 충분히 이해된다. 이번 시즌 K리그 5경기를 뛰었는데, 그중 3경기에서 자신과 관련된 오심이 나왔다. 세 번의 오심은 수원FC의 경기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아무리 우연이라지만, 해도 해도 너무했다.

연이은 오심 논란에도 심판 운영의 주체인 KFA는 '오심 인정' 외에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고 있지 않다. '이럴 거면 VAR을 왜 하나'라는 말이 나오고, 수원시축구협회가 나서 "참을 만큼 참았다"라는 성명서를 밝혔는데도 말이다.

한 축구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심판 관리 주체가 프로축구연맹에서 대한축구협회로 바뀌었다. 심판 행정 일원화 정책이라는 이유였는데, KFA가 운영한 이후 오심 논란이 더욱 커졌다. 대체 KFA에서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KFA가 심판 운영을 담당하면서 소통 창구가 완전히 없어진 느낌이다. 현재 판정 이슈에 대해 SNS로 설명하고 있는데, 나름 소통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최초에 약속했던 판정 이슈에 대한 심판위원회의 브리핑도 없어진지 오래다. KFA 심판실 SNS은 댓글도 닫아 놨다"라고 판정 논란에 대한 KFA의 불통을 지적했다.

다시 말하지만, K리그1을 기준으로 8라운드가 진행됐는데, 경기 결과를 바꾼 오심만 4경기에서 나왔다. 단순히 심판의 자질만 문제 삼을 일은 아니다. 사람은 실수할 수 있다. 하지만, 연이은 실수를 관망하는 행정은 용납될 수 없다. 심판 운영을 담당하는 KFA가 연이은 오심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으면 시즌 내내 심판에 대한 불신만 커질 수밖에 없다.

▲ 박지수(수원FC)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박지수 SNS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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