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서복'의 공유. 제공|매니지먼트 숲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배우 공유(42)가 돌아왔다. 그의 신작 '서복'(감독 이용주)이 오랜 기다림 끝에 오는 15일 극장과 OTT서비스에 동시 공개를 앞뒀다. 어느덧 20년에 이르는 활동 기간, 시간이 지날수록 더한 도전과 고민을 거듭하는 그의 행보를 새삼 실감하게 하는 작품이다.

'건축학개론' 이용주 감독이 9년 만에 내놓은 '서복'은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극비리에 옮기는 생애 마지막 임무를 맡게 된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의 이야기다. 그는 서복을 노리는 여러 세력의 추적 속에서 특별한 동행을 하며 예기치 못한 상황에 휘말리게 된다. 러닝타임 114분의 이야기엔 복제인간이란 SF 요소와 그에서 비롯된 삶과 죽음에 대한 여러 질문을 담은 독특한 시선이 담겨 있다.

공유는 "시나리오를 보고 첫 순간 '왜 나를 고민하게 하지' '왜 나에게 이런 숙제를 주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사실 한 번 거절했었다"고 털어놨다.

공유는 "머리 싸매고 혼자 생각하다가 내가 하기에 너무 큰 이야기라는 생각에 겁이 나서 사실 한 번 거절했다"며 "그랬다가 다시 한 번 연락을 해 주셨다. 그때 감독님을 만나서 영화 전반의, 시나리오에 없는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살아가는 데 대한 잡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다. 상대적으로 함께 들어왔던 다른 시나리오들과 비교 아닌 비교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 영화가 잘 만들면 흥행되겠다 이런 접근이 아니라, 다른 책에서는 그런 고민이 느껴지지 않았다. 실제 개봉한 영화 중에 잘된 영화가 있기도 하다"고 고백했다.

"상대적으로 '서복'은 그림으로 어떻게 구현될 지 감히 상상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도 이 이야기는 나라는 사람을 고민하게 하는 힘이 있구나 했어요. 여타 다른 시나리오들은 어떻게 보면 다소 자극적이고 가벼운 재미 위주로 선사하는 작품으로 보였고요. 상대적으로 쉽지 않은 이야기지만 잘 만들어졌을 때 관객들에게 뭔가 던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공유는 세상을 바꾼 영화가 된 '도가니', K좀비물의 강렬한 시작을 알린 '부산행', 한국사회를 사는 여성에 대한 화두를 던지 '82년생 김지영'에 힘을 싣는 등 묵직한 고민이 실린 새로운 도전을 거듭해온 배우이기도 하다. 그는 "새로움만이 선택의 기준이 아니다. 저를 고민에 빠뜨리고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 좋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공유는 "다만 새로움의 기준이 있다면, 수도 없이 접했던 복제인간이지만 한국 상업영화신에서는 제대로 다뤄진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감독님이 하고자 하는 인간의 삶, 철학적인 이야기와 복제인간의 SF적 요소를 믹스하는 것이 신선했다"고 설명했다.

공유가 맡은 기헌은 극중 시한부 선고를 받은 처지다. 쉽게 흥분하고 거칠게 표현하는 그는 영원한 삶을 사는 온화한 실험체 서복과는 확연한 대비를 이룬다.

공유는 첫 등장부터 움푹 들어간 퀭한 눈으로 시선을 붙든다. 이를 위해 공유는 4개월에 걸쳐 식단을 조절하며 피폐한 캐릭터의 내면과 외면에 접근했다. 첫 등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공유는 지금보다 더 푹 꺼진 눈을 원했다. 캐릭터 역시 더 '다크'하길 바랐다. 공유는 "하다보니 욕심이 나서 사람들이 뜨악하고 놀랄 정도로 더 퀭하게 하고 싶었다"며 "여러 분들이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워워 하기는 했다"고 귀띔했다.

그럼에도 음식을 제한하고 스스로를 더욱 예민하게 몰아부치며 기현에게 더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단다. 그 와중에도 고비가 있었으니 바로 그중 등장하는 컵라면 신. 라면을 좋아하는 공유지만 한창 식단을 조절하던 중이라 "그렇다고 깨작깨작 먹을 수 없어 한 번 시원하게 먹고 컷을 살렸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공유는 "꿀맛이었다. 마음은 막 더 먹고 싶었는데 참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거친 욕설도 이전의 공유가 보여준 다정하고 젠틀한 캐릭터와 완전히 달라 이채롭다. 공유 스스로도 "따지고 보면 거의 처음"이라며 "어울리지 않게 착한 역할만 했나 했다"며 너스레를 떨었을 정도. 공유는 "욕도 표현의 도구다. 인간이라면 흥분하거나 위급한 상황에 욕이 나올 수 있는데, 욕을 하면 안될 것 같은 캐릭터는 약간 답답함이 있다"며 "시원하고 통쾌했다"는 욕설연기 후기를 남겼다.

▲ 영화 '서복'의 공유. 제공|매니지먼트 숲
처음으로 성사된 공유와 박보검, 두 배우의 만남 자체 또한 '서복'을 기대하게 하는 요소다. 생의 마지막을 바라보는 기현, 실험실 밖을 나가 본 적 없는 서복을 통해 공유와 박보검의 특별한 브로맨스가 펼쳐진다.

공유 또한 "남자 후배와 단 둘이서 영화를 한 적은 처음이더라. 여러 선배, 동료와 한 적은 있지만 동성 남자 후배와 영화를 끌어간 건 처음"이라며 "여성 팬들이 둘의 조합을 귀엽게 봐 주시니 조금이나마 즐거움을 드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웃음지었다.

열 네 살 아래, 1993년생 후배를 바라보는 느낌은 어땠을까. 공유는 박보검에 대해 "아시겠지만 인성이 훌륭하고 바른 친구다. 너무 바른 친구여서 재미없는 것 아닐까 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함께 작품을 촬영하면서 마치 옛 자신을 보는 듯 그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보검 씨는 워낙 자기가 힘든 것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 마음이 어떤 마음인지 헤아릴 수 있었어요. 그것 때문에 보검씨를 더 챙기게 되고 바라보게 됐고요. 본인이 힘들면 힘들다고 투정부리는 유형의 사람이 아니에요. 그 마음이 뭔지, 저는 너무 알거든요. 선배이자 형이기도 하고 제가 지나온 길이기도 하고요. 너무 속으로 혼자 생각하지 말고, 혹시나 답답한 게 있거나 혹시나 투정부리고 싶은 게 있으면 그냥 분출하라고 이야기했던 것 같아요."

그는 '서복' 속 박보검의 새로운 모습에 대한 기대를 부탁하기도 했다. 공유는 "영화를 하면서 보검 씨가 보여주는 낯선 눈이 있다. 기존의 영화들과 달리 서복을 입었을 때 박보검 씨가 안 보여준 눈빛을 보여준 적이 있다. 저도 앞에서 봤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보검 씨가 보여줄 스펙트럼이 더 커질 수 있지 않을까. 미미하더라도 그 시작이 될 수 있겠다 했다"고 밝혔다.

마침 '서복' 촬영을 마친 박보검이 지난해 8월 입대하면서 공유는 홀로 '서복'의 홍보를 이끌다시피 하고 있다. 복무 중에도 그 모습을 지켜봤던 박보검이 영화 시사가 있던 12일 전화로 연락을 해왔다고 공유는 귀띔했다. 그는 "요즘엔 전화를 사용할 수가 있다. 어제 생각지도 못했는데 영화 개봉 소식과 언론시사 소식에 너무 많이 기뻐하면서 연락이 왔다"며 "자기도 떨린다고 하더라. 물론 조우진씨 장영남 선배가 있었지만 저는 현장에 보검이가 있었으면 좀 덜 떨렸을 텐데 혼자라 좀 외롭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 영화 '서복'의 공유. 제공|매니지먼트 숲
어느덧 공유도 올해로 데뷔 20년이다. 2001년 KBS 드라마 '학교4'로 데뷔했으니, 이후 올해로 강산이 두 반 바뀌었다. 공유는 "저는 한 해 한 해 얼마나 일했나 카운트를 안 한다. 팬들이 알려주셔서 알게 된다. 올해가 20주년이더라"라고 혀를 내둘렀다.

"며칠 전에 보니 한 광고를 제가 10년을 했더라고요. 자아도취가 아니라, 전혀 예상 못하고 있었다가, 갑자기 일하는 크루와 광고주가 축하한다고 꽃다발을 주시코 피규어 케이크를 주셨어요. 솔직히 남우주연상 받은 것보다 기분이 몽글몽글했어요. 10년 동안 한 광고, 한 브랜드를 했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감동과 몽글몽글함이 예상보다 크더라.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최근 소속사 유튜브를 통해 "영양제 13알씩 먹는다"며 너스레를 떨었던 터. 공유는 세월을 느끼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응수하며 "체력적으로 예전같지 않다는 걸 느낀다. 그만큼 운동을 열심히 하고 앞으로도 할 거다. 체력관리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주변에서 그렇게 레이저를 하라고 한다. 진짜 안하고 있다. 그렇게들 미리미리 하라고 잔소리를 주변에서 한다. 이러다 한 순간에 확 갈까봐 우려하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걱정에서 노파심에서 하시는 것 같은데 저는 그보다는 땀을 흘리면서 관절이 받쳐주는 때까지 체력관리 하겠다. 영양제도 잘 먹겠다"고 다짐했다.

공유는 그 가운데 "영양제가 하루 13알이라고 하는데 오해가 있을까봐 말씀드리면 한 종류가 4알 5알 먹는 게 있어서 13알이다. 다른 종류 13알 먹기는 힘들다. 오해가 있으실까봐 설명드린다"고 부연하기도. 그러나 "아직은 약빨 아니어도 버틸 수 있을 만큼 젊고 건강하다"고 강조했다.

▲ 영화 '서복'의 공유. 제공|매니지먼트 숲
"주어진 캐릭터로 시나리오를 보다 어느 순간 나라고 자연스럽게 대입하는 시나리오를 책하게 되죠. 처음 시나리오를 보고 '너는 왜 사느냐' '왜 살고 싶느냐' 그 질문이 생각나요. 막상 질문을 받으면 할 말이 없어 말문이 막혔죠. 그것이 이 영화의 시작점이었어요. 당황스러우면서도 재미있었죠.

영화 한 편으로 답을 찾은 것 같지는 않아요. 아마도 글쎄요, 인간은 죽기 직전까지도 모를 수 있을 것 같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고민해야 할 것 같아요. 죽기 전에라도 깨우치고 눈을 감는다면 복일 것 같고요.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삽니다. 지난 날을 잘 안 돌아보는 것 같다. 지금 상황이 이렇다보니까 그날 그날 하루하루 소중함을 느껴요. 그 안에서 후회없이 최선을 다하려 합니다."

▲ 영화 '서복'의 공유. 제공|매니지먼트 숲

스포티비뉴스=김현록 기자 roky@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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