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임찬규 ⓒ 고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LG 임찬규는 지난해 국내 선발투수 가운데 9이닝당 탈삼진 수가 가장 많은(8.41개) 투수였다. 4구종 슬라이더 추가에 실패했지만 직구 체인지업 커브 3구종 조합만으로도 타자들을 혼란에 빠트릴 수 있었다. 

임찬규는 '터널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이론적인 지식도 뛰어났다. 30살 가까운 나이가 됐지만 지난해 활약이 단순한 행운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그런데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는 그 터널이 막혀버렸다. LG는 선발 임찬규가 내준 점수를 만회하지 못하고 2-8로 완패했다. 

캠프에서 준비 과정이 늦기는 했지만 준비 과정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지난달 30일 SSG 랜더스와 시범경기에서 2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6일 SSG 퓨처스팀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4이닝 1피안타(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올해 첫 정규시즌 등판에서 지난해 보여준 장점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직구 제구가 흔들린데다 많은 피안타로 이어졌다. 1회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김웅빈의 2루타는 외야수들이 처리할 수도 있었다. 여기서 실점이 나오기는 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임찬규의 투구 내용에 있다.  

피안타 5개 가운데 3개가 직구에서 나왔다. 볼넷 3개 역시 직구 제구 문제에서 비롯됐다. 최고 142km, 평균 138km로 구속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는데 제구가 잡히지 않았다. 직구 35구 가운데 14개가 볼 판정을 받았다. 67구를 통틀어 헛스윙은 단 하나. 지난해는 헛스윙 유도가 22.8%로 국내 투수 가운데 1위였다. 

모든 구종이 방망이에 걸리다 보니 임찬규-유강남 배터리는 선택지가 점점 줄어들었다. LG 선발 로테이션이 바뀌지 않는다면 임찬규는 20일 잠실 KIA전에 다시 선발 등판한다. 남은 시간 일주일, 임찬규의 터널은 다시 길을 찾을 수 있을까.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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