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위즈 고영표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2년 동안 공익 근무를 하면서도 몸을 잘 만들어온 점이 좋았다. 그 점을 칭찬해주고 싶다. 워낙 성실한 선수인 것 같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 올해 가장 많이 칭찬한 선수를 꼽으라면 단연 사이드암 선발 고영표(30)다. 고영표는 2018년 시즌을 마치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생활을 시작해 지난 2시즌 동안 공백기를 보냈다. 마운드를 떠난 2년이 무색하게 고영표는 스프링캠프부터 기량을 뽐내며 이 감독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일찍이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확정하며 첫 목표를 달성했다. 

고영표는 1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는 916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고영표는 6이닝 동안 95구를 던지면서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3실점으로 호투하며 8-7 승리를 이끌었다. 시즌 첫 승이자 2018년 10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약 3년 만에 챙긴 선발 승리였다. 최고 구속 141km 직구(33개)에 주무 기 체인지업(47개), 그리고 올해부터 비중을 늘린 커브(15개)를 섞어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승리까지 가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고영표는 8-4로 앞선 9회 두산이 뒷심을 발휘해 8-7까지 쫓아왔을 때 더그아웃에서 누구보다 간절히 그라운드에 남은 동료들을 응원했다. 2사 만루 위기에서 마지막 타자 김재환의 타구가 우익수 쪽을 향해 크게 뻗어갈 때는 마음 졸이기도 했다. 타구는 담장 앞에서 잡혀 우익수 뜬공이 되면서 경기가 끝났다. 

고영표는 경기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며 "못 보겠더라"고 답하며 웃었다. 이어 "잡을 수 있을까. 넘어가는 게 아닐까. 제발, 제발 하면서 봤다. 타구 잡는 순간 팀이 연패(4연패)도 끊고 승리를 해서 기분 좋았다. 이 경기를 계기로 팀 분위기가 살아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군 공백기를 보내기 전까지 고영표는 kt의 국내 에이스로 불렸다. 2017년과 2018년 2시즌 연속 140이닝 고지를 밟으며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 당시 kt는 최하위를 맴돌던 시기라 수치로 보이는 성적은 빼어나지 않지만, 고영표의 자질은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이 감독은 올해 처음 함께 시즌을 맞이한 고영표와 관련해 "개인적으로는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발투수 한 명이 와서 좋다. 확 무너지는 투수는 아니니까. 그래서 플러스알파다. 운용하는 사람은 편하다. 경기 운영도 할 줄 아는 투수니까. 구위도 지금 쉬었다 왔는데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고, 몸을 2년 동안 잘 만들어왔다. 커브는 아직 자신 없어 하는 것 같은데, 앞으로 던져야 한다. 2가지 구종으로는 쉽지 않다. 잘 던져줬고, 초반 적응하면 본인 것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칭찬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고영표는 이제 태극마크를 꿈꾼다. 오는 7월 열리는 도쿄 올림픽 최종 명단에 드는 게 목표다. 고영표는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 최종 문턱에서 좌절했던 아쉬운 경험이 있다. 

고영표는 "도쿄 올림픽 이후에 언제 또 올림픽을 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다. 꼭 나가고 싶다. 팀에서 선발 임무를 충실히 해내면 불러 주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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