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양석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본인이 감을 찾아야죠. 나갈 사람 없어요."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이 시즌 초반 타석에서 헤매는 양석환(30)에게 한 말이다. 계속해서 믿고 쓸 테니 당장 결과에 실망하지 말고 타석에서 보여달라는 메시지를 확실히 전달했다. 당시 양석환은 3경기에서 11타수 1안타(타율 0.091)에 그치고 있었다. 

두산의 새 5번타자는 곧 타석에서 기지개를 켰다. 김 감독이 양석환을 언급한 지난 8일부터 치른 6경기에서 24타수 10안타(타율 0.417), 1홈런, 7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시즌 타율은 0.314로 팀 내 주축 타자 가운데 박건우(0.457), 허경민(0.368)에 이어 3위고, 타점은 7개로 4번타자 김재환과 공동 1위다.  

양석환은 14일 잠실 kt 위즈전에서는 결승타를 장식하며 팀의 2연패를 끊었다. 1-1로 맞선 5회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3-1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김 감독은 경기 뒤 "양석환이 중심타자로서 충분히 좋은 활약을 보여줬다"고 따로 언급해 칭찬했다. 

양석환은 "팀이 연패하고 있었는데, 홈에서 연패를 끊을 수 있어서 기분 좋다. 1회에 좋은 기회를 못 살려서 경기가 어렵게 흘러간 것 같다. (결승타는) 슬라이더 노림수를 갖고 기회에 집중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 

두산은 지난달 양석환을 LG 트윈스와 트레이드로 영입할 때 주전 1루수, 중심 타자, 그리고 우타 거포 보강이라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다. 그렇기에 국가대표 출신 좌완 함덕주를 내주는 출혈을 감수하며 결단을 내릴 수 있었다. 아직 시즌 10경기도 채 치르지 않은 시점이긴 하지만, 지금까지 내용만 보면 적재적소에 알맞은 카드를 선택해 채워 넣었다고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양석환을 영입한 순간부터 라인업 카드에 '5번타자 1루수'로 고정해 적어 넣으며 팀이 원하는 임무가 무엇인지 각인시켰다. 양석환은 김 감독의 메시지를 정확히 읽고 중심 타자로서 더더욱 책임감을 갖고 타석에 섰다. 그 결과 박건우, 김재환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며 타선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1루 수비는 허경민, 박계범, 강승호 등 동료들이 엄지를 들어줄 정도로 안정적이다.   

두산은 지난해부터 팀에 부족한 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트레이드 카드를 알맞게 선택해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에 내야수 류지혁을 내주고 투수 홍건희를 데려오면서 불펜 과부하를 막았고, 홍건희는 2시즌째 필승조로 힘을 보태고 있다. 올해는 투수 조장까지 맡을 정도로 빠르게 팀 내에서 신임을 얻었다.

지난해 SK 와이번스에 포수 이흥련과 외야수 김경호를 내주며 영입한 투수 이승진 역시 트레이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승진은 두산 입단 후 직구 구속을 시속 140km 초반에서 단숨에 150km까지 끌어올리며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이승진은 올해도 홍건희, 박치국, 김강률과 함께 든든히 뒷문을 지키고 있다. 

올해는 양석환에게서 트레이드 대박 조짐이 보인다. 두산 프런트는 양석환이 팀에 합류한 첫날 첫 경기부터 이미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김 감독은 최근 양석환이 타석에서 결과를 내고 있는 것과 관련해 "기본 기량이 있는 선수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는데, 최근 몇 경기는 타격감이 좋다. 처음에 안 맞으면 사실 부담이 되는데 그런 게 사라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적생으로서 더 잘해야 한다는 부담 없이 기본적으로 가진 실력만 보여줘도 팀에 보탬이 된다는 뜻이었다.

양석환은 2014년 프로 입단 이래 8년 만에 찾아온 최고의 기회를 놓칠 마음이 없다. 양석환은 "지금 타격감은 좋은 페이스다. 길게 잘 유지하고 싶다. 오늘(14일)같이 기회가 왔을 때 준비를 잘해서 많은 타점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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