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아리엘 미란다(왼쪽)와 유희관ⓒ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의 강점이 사라졌다. 선발진에 이닝이터가 보이지 않는다. 

두산은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팀간 시즌 3차전에서 3-8로 역전패했다. 3-0으로 앞선 흐름을 선발투수 유희관이 지키지 못한 탓이다. 유희관은 2이닝 5피안타 1볼넷 1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한 뒤 강판됐다. 

유희관에 앞서 아리엘 미란다가 조기 강판되며 걱정을 샀다. 미란다는 13일 잠실 kt전에 선발 등판해 2⅓이닝 5피안타 4볼넷 3탈삼진 1실점에 그쳤다. 이날 역시 두산이 경기 초반 2-1로 앞서는 흐름이었는데, 미란다가 제구 난조를 보이며 계속해서 경기가 늘어지자 빠른 교체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 경기 역시 7-8로 역전패했다. 

두산 선발진은 14일까지 9경기에서 44이닝을 책임졌다. LG 트윈스와 리그 공동 6위 기록이다. 팀 퀄리티스타트는 단 1개로 리그 최하위다. 워커 로켓이 지난 10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1실점 투구로 한 차례 기록한 게 전부다. 

지난 6년 동안 한국시리즈 단골손님이었던 두산에는 낯선 기록이다. 두산은 그동안 더스틴 니퍼트, 조쉬 린드블럼, 라울 알칸타라 등 긴 이닝을 책임질 수 있는 확실한 에이스가 있었다. 에이스가 나선 경기에서는 불펜을 가능한 아끼고, 야수들도 덕분에 체력을 안배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불펜과 야수 모두에게 휴식을 줄 확실한 에이스가 아직은 안 보인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선발투수들이 시즌을 조금 더 치르면서 몸이 풀리면 나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지만, 상황은 아직 나아지지 않고 있다. 

두산은 13일 미란다가 내려간 뒤 롱릴리프 요원인 김민규(1⅔이닝 6실점)와 김명신(3이닝 무실점)을 모두 썼다. 이승진(1이닝 무실점)-윤명준(1이닝 1실점)까지 투수 4명으로 남은 이닝을 막으면서 불펜 소모는 막았다. 

13일의 여파는 15일 경기에 결국 반영됐다. 유희관이 내려간 상황에서 김민규와 김명신에게 긴 이닝을 맡기긴 어려웠다. 지난 2경기에서 휴식을 취한 홍건희 카드를 일찍 쓰면서 팽팽한 흐름을 유지해보려 했는데, 생각처럼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홍건희(1⅔이닝 1실점)-김명신(1⅓이닝 무실점)-윤명준(1⅔이닝 4실점 2자책점)-조제영(2⅓이닝)이 이어 던졌다. 홍건희와 윤명준은 선발투수 유희관과 똑같이 49구를 던졌다. 필승조는 아꼈지만, 나머지 불펜투수들의 피로도가 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타선마저 1회 이후 힘을 쓰지 못했다. 1회 3안타 이후 남은 8이닝 동안 3안타 생산에 그치며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제보>kmk@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