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맷 윌리엄스 KIA 타이거즈 감독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가 지친 투수들을 살리기 위해 3인 포수제를 포기했다.

KIA는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앞두고 투수 이승재, 포수 백용환을 말소하고 투수 고영창과 서덕원을 등록했다. 

이승재는 전날(14일) 경기 중 3루 커버에 들어가다 발목을 삐끗해 말소됐지만 백용환 말소 소식은 의외였다. KIA는 지난해 7월 11일 김민식이 등록된 이후로 올해까지 쭉 포수 3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 지난 8일 이정훈이 말소되기 전까지는 개막 5경기 동안 포수가 무려 4명이었다.

KIA에 유독 포수가 많은 이유는 맷 윌리엄스 감독이 주전 포수를 계속 출장시키는 대신 상황에 따라 김민식, 한승택 등을 출전시키면서 경기 후반 포수 타순에서 대타, 대주자, 대수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해 KIA 포수 타율은 0.232로 리그 8위에 그쳐, 승부처가 되면 포수 타순에 변화를 줄 일이 많았다.

윌리엄스 감독은 올해 2월 스프링캠프에서 "지난해는 개막 때부터 엔트리가 확돼돼 있었고 우리 팀은 특히 내야수 부상이 많았기 때문에 다른 포지션에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포수를 3명씩 뒀다. 선수들이 모두 자신의 역할을 잘 해줬다"고 설명했다.

만족스러웠던 포수 3인 체제를 올해 포기한 것은 불펜 과부하 때문이다. KIA는 마무리 전상현이 어깨 부상으로 빠지고 홍상삼도 제구 난조를 잡기 위해 2군으로 가면서 필승조가 부족한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여기에 15일까지 10경기 중 연장전이 3번이나 돼 투수를 써야 할 일이 많았다. 특히 선발진 부진이 이어지면서 10경기 동안 KIA 불펜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50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1경기를 더 치른 키움(48이닝)보다도 많았다.

이 때문에 13일 박진태가 70구, 장민기가 50구, 14일에는 정해영이 41구를 던지는 등 불펜 1명이 2이닝 이상을 책임져야 하는 경기가 늘어났다. 현재 어린 투수가 많은 KIA는 시즌 초반 과부하를 막기 위해 15일 불펜투수 2명을 보강했다. 리그에서 유일하게 투수 엔트리를 12명으로 운영하던 KIA는 15일부로 투수가 13명으로 늘었다.

윌리엄스 감독은 "지금 3명 포수로 가는 것은 사치라고 볼 수도 있다. 현재 경기 후반부에 던질 투수가 넉넉하지는 않다. 우리 팀이 연장 싸움이 많았는데 이런 일들은 시즌 중에 언제든 대응해야 하는 점이다. 선발투수들이 이닝을 길게 던져준다면 좋겠지만 우리 상황에 맞춰 경기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효과는 있었다. KIA는 15일 신인 선발 이의리가 4이닝 3실점으로 교체된 뒤 14일 이민우 대신 콜업된 남재현(1⅓이닝 무실점)과 15일 올라온 서덕원(1⅓이닝 1실점), 고영창(1이닝 1실점), 그리고 박준표(1⅓이닝 무실점)를 내세워 팀의 10-5 승리를 지켰다. 연승도 달리고 14일까지 고생한 불펜에 휴식도 안긴 꿀맛 같은 승리였다.

스포티비뉴스=광주,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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