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적인 도전에 임하고 있는 오타니 쇼헤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을 앞두고 미 스포츠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의 칼럼니스트이자 메이저리그 전직 단장 출신인 짐 보든은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재기상’ 최유력 후보로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를 뽑았다.

보든은 “오타니의 스프링트레이닝 활약은 터무니없이 놀라웠다. 스피드와 중심타선에 포함될 수 있는 타격, 그리고 좋은 피칭을 과시했다. 마운드에서는 가끔 에이스처럼 보였다”고 찬사를 보냈다. 보든은 오타니의 활약상에 따라 에인절스의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좌우될 것이라 장담하기도 했다.

실제 오타니는 시범경기에서의 페이스를 정규시즌에도 이어 가고 있다. 보든의 말대로 ‘터무니없이 놀라울’ 정도다. 오타니는 16일(한국시간)까지 타자로 12경기에 나가 타율 0.340, 4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25를 기록하고 있다.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 중 하나다. 최근에는 119마일(191.5㎞)짜리 총알 타구를 날려 다시 한 번 리그를 놀라게 했다.

마운드에서도 첫 출발이 나쁘지 않았다. 5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서 4⅔이닝 7탈삼진 3실점점(1자책점)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오타니는 선발 투수 겸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현대 야구에서는 말도 안 됐을 법한 꿈의 야구를 선보였다. 타석에서는 장쾌한 홈런을 쳤고, 마운드에서는 100마일(161㎞) 이상의 공을 10번이나 던지는 괴물 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여기까지는 아메리칸리그 올해의 재기상 최유력 후보가 맞다. 그러나 보든은 당시 전망에서 “기대는 높지만, 결국 건강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쓴소리도 덧붙였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이 날아갈 것이라는 경고도 잊지 않은 셈이다.

실제 오타니는 첫 시즌이었던 2018년에도 투·타 겸업으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타격 생산력은 올스타급이었고, 마운드에서도 10경기에서 4승2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하지만 팔꿈치 부상으로 더 이상 투·타 겸업을 이어 가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2019년은 한 차례도 등판하지 못했고, 지난해 투수로서의 성적은 형편 없었다.

오타니는 첫 등판 후 물집이 잡혀 결국 예정된 일정을 소화하지 못했다. 기대감은 높지만, 건강이 100% 받쳐주지 않는 모습이다. 투수로도, 타자로도 뛰어야 하는 오타니는 자연히 신체 부하가 클 수밖에 없다. 부상 위험도가 커진다. 만화 야구를 완성하기 위한 마지막 걸림돌이다.

보든의 말대로 오타니에 대한 기대치는 매우 높다. 에인절스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전체가 오타니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다. 건강하게만 뛴다면 투수와 타자 모두 일정한 성적을 낼 수 있는 재능이고, 그렇다면 강력한 임팩트와 더불어 재기상에 다가갈지 모른다. 그러나 큰 부상이 아니라도 오면 모든 게 무너지며 지금의 기대치도 사라진다. 분명 위대한 도전이기는 하다. 그 결말을 모두가 숨죽여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오타니는 다음 주 투수로도 다시 복귀할 예정이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제보> skullboy@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