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시스 은가누와 카마루 우스만은 아프리카 형제애를 자랑한다. UFC 품앗이의 표본을 보여 주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이것이 <아프리카 품앗이>다. 이번엔 프란시스 은가누(34, 카메룬)가 카마루 우스만(33, 나이지리아)의 세컨드에 서기로 했다.

세컨드는 복싱이나 격투기 경기 중 선수의 코너에서 코치를 하는 스태프들을 말한다.

은가누는 우스만에게 레슬링 족집게 과외를 받고 지난달 28일(이하 한국 시간) UFC 260 헤비급 타이틀전에 나섰다. 크게 향상된 테이크다운 방어 능력을 앞세워 스티페 미오치치를 KO로 이기고 새로운 헤비급 챔피언이 됐다.

이번엔 은가누가 우스만을 도울 차례다. 오는 25일 UFC 261에서 도전자 호르헤 마스비달을 맞이하는 웰터급 챔피언 우스만의 세컨드로 옥타곤을 향한다.

카메룬 출신 은가누와 나이지리아 출신 우스만은 아프리카 혈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UFC 챔피언들이다. 서로를 형제라고 표현한다. 여기에 나이지리아 출신인 미들급 챔피언 이스라엘 아데산야(31, 나이지리아)까지 합세해 '와칸다 포에버'를 외치고 있다.

은가누는 "UFC 아프리카 첫 대회에 3명의 아프리카 출신 챔피언이 함께 경기한다면 역사적일 것"이라고 기대한다.

▲ 프란시스 은가누는 카메룬에 자신의 재단을 세우고 체육관을 열어 어린아이들에게 운동을 가르치고 있다.

은가누는 가정 형편이 어려워 10살 때부터 막노동을 하다가 22살이 돼서야 복싱 훈련을 시작했다. 26살 프랑스 파리로 이주하고 처음 종합격투기를 접했다. 늦깎이로 시작했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재능을 살려 세계 정상까지 오른 인간 승리의 표본이다.

은가누는 자신과 같은 엄청난 재능을 가진 꿈나무들이 아프리카에 가득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마이크 타이슨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아프리카를 지켜봐야 한다. 사람들이 팔굽혀펴기도 안 한다. 스포츠를 경험해 보지 못하고 성장한다. 나도 그랬다.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그런데 UFC 챔피언이 됐지 않은가. 난 나보다 잠재력이 높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아주 많다고 믿는다. 기회를 잡지 못했을 뿐"이라고 했다.

은가누는 UFC에서 번 돈을 카메룬 아이들에게 투자하는 중이다. '프란시스 은가누 재단(Francis Ngannou Foundation)'을 세우고 체육관을 열어 복싱과 주짓수 등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다.

은가누는 카메룬에서 한때 검은 유혹에 빠질 뻔했다. 동네 건달들이 은가누를 포섭하기 위해 접근했지만, 은가누는 챔피언이 되겠다는 꿈을 위해 이를 거부했다. 카메룬의 아이들에게 스포츠를 가르친다면 이런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은가누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랐지만 다음 세대들에겐 그걸 물려주고 싶지 않다. 자신이 받은 복을 나눠주려고 한다. 진정한 의미의 <아프리카 품앗이>를 실천 중이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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