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올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내지 못한 kt 우완투수 소형준.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기에는 아직 물음표가 따른다. 힘이 넘치던 직구 구위는 떨어졌고, 집중타를 맞는 경우도 늘어났다. 2020년 신인왕 소형준(20·kt 위즈) 이야기다.

지난해 유신고를 졸업한 소형준은 프로로 뛰어들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모처럼 나온 순수 고졸 신인의 활약 덕분이었다.

지난해 스프링캠프를 거쳐 선발 로테이션의 한축을 맡은 소형준은 26경기에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고졸 신인의 13승은 2006년 류현진의 18승과 1992년 염종석의 17승 그리고 같은 해 정민철의 14승을 잇는 역대 4위 성적. 최근 명맥이 끊겼던 고졸 신인의 계보를 이은 소형준은 kt의 사상 첫 가을야구 진출도 이끌었고, 연말 시상식에선 동기생 경쟁자들을 손쉽게 제치고 생애 한 번뿐인 신인상을 수상했다.

소형준을 향한 기대감은 올해 들어 더욱 커졌다. 이강철 감독은 개막전 선발투수로 소형준을 낙점하면서 그 신뢰감을 대신했다.

그러나 기대치가 너무 컸던 탓일까. 소형준은 올 시즌 3번째 경기에서도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하지 못하면서 물음표를 낳고 있다. 무엇보다 시속 140㎞대 중반을 가볍게 기록하던 직구의 구속과 구위가 크게 떨어졌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소형준은 16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이닝 6안타 4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그런데 단순한 성적보다 시선을 끄는 대목이 있었다. 구속이었다. 이날 기록된 직구 최고구속은 140㎞. 지난해 그리고 올 시즌 초반 2경기까지만 하더라도 직구 최고구속 145~146㎞를 찍었던 소형준답지 않은 수치였다.

집중타 허용도 뼈아팠다. 직전 1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3회 대거 4실점했던 소형준은 이날 경기에서도 3회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3회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우전안타를 내준 뒤 김혜성에게 우전 2루타를 맞아 무사 2·3루로 몰렸고, 이어 이정후에게 다시 우전 2루타를 맞아 2실점했다.

위기는 계속됐다. 박병호를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4회와 5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소형준은 투구수가 91개까지 올라가면서 6회 마운드를 밟지 못하고 이날 경기를 마쳐야 했다. kt는 7회 장성우의 3타점 싹쓸이 2루타로 전세를 뒤집은 뒤 8회 대거 4점을 보태 8-4로 이기면서 소형준이 패전을 면하도록 도왔다.

그렇다면 kt 내부에선 소형준의 올 시즌 투구를 어떻게 지켜보고 있을까. 함께 호흡을 맞추고 있는 안방마님 장성우는 이날 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주위에서 2년차 징크스라고 하는데 그보다는 지난해 풀타임 영향이라고 본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배제성도 직구 스피드가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올 시즌을 앞두고도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소)형준이가 지난해보다 올해 더 힘들 수 있다’고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누구보다 소형준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장성우는 “그런 부분을 고려해서 경기를 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피드가 떨어졌지만, 선발로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다. 이 상태로도 잘 헤쳐나가리라고 믿는다”고 응원의 메시지도 함께 보냈다.

스포티비뉴스=수원, 고봉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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