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이 LG 트윈스 투수 김대유의 공에 헬멧을 맞아 크게 다쳤다.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두산 베어스가 개막 11경기 만에 초대형 악재와 마주했다. 안방이 비었다. 

두산 주전 포수 박세혁은 16일 잠실 LG 트윈스전 8회 타석에서 상대 좌완 김대유가 던진 시속 136km 직구에 헬멧을 맞았다. 헬멧으로 받은 충격이 그대로 얼굴까지 전달됐고, 박세혁은 얼굴을 감싸 쥔 상태로 타석에 쓰러졌다. 박세혁은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했고, 곧 구급차에 실려 강남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김대유는 헤드샷 규정에 따라 퇴장 조치됐다. 

박세혁이 쓰러졌을 때 두산 더그아웃은 물론 LG 쪽도 큰 부상을 직감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박세혁의 오른쪽 눈 밑 광대뼈 쪽은 공에 맞자마자 심하게 피멍이 들었고, 출혈도 있었다. 

두산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병원 이송 후 부기는 더 심해졌다. 이 관계자는 경기가 끝난 직후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X-레이, CT 검사를 진행했는데 결과는 아직 안 나왔다. 내일(17일) 중으로 검사 결과 나오면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정확한 진단 결과는 아직이지만, 내부적으로는 골절을 의심하고 있다. 골절상은 장기 이탈이 불가피하다. 

김태형 두산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16일 경기 뒤 늦은 밤까지 회의를 이어 갔다. 당장 박세혁의 빈자리를 어떻게 채울지 대책을 세워야 했다. 지금으로선 장승현 말고 대안이 없다. 장승현은 올해 박세혁의 뒤를 받칠 2번째 포수로 시즌을 맞이했다. 2018년부터 1군 통산 83경기에 나서 타율 0.220(82타수 18안타), 7타점을 기록했다. 타격은 조금 아쉬워도 수비만큼은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 다른 백업 포수 최용제는 지난 9일 말소해 아직 열흘을 채우지 못했다. 2군에는 장규빈, 신창희, 박성재 등이 있으나 1군 경험이 거의 없는 선수들이다. 최용제가 1군 등록 조건을 갖추기 전까지는 일단 장승현이 안방을 지켜줘야 한다. 

LG는 1-0으로 승리했으나 웃을 수 없었다. 류지현 LG 감독은 승리 소감 대신 "박세혁 선수의 부상이 매우 염려되고, 큰 부상이 아니길 바란다. 상대 팀 감독으로서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말을 남겼다. 

승리 투수 케이시 켈리도 마찬가지였다. 켈리는 취재진의 질문이 모두 끝난 가운데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박세혁을 먼저 언급했다. 켈리는 "박세혁에게 응원하는 말을 보태고 싶다. 선수로서 정말 좋아하는 선수인데, 예상치 못한 불운한 순간이 있었다. 할 수 있는 것은 기도뿐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박세혁은 물론이고 박세혁의 가족도 걱정이 클 것 같다. 빨리 회복해서 건강하게 돌아와 같이 경기를 하고 싶다. LG 구단 관계자들은 물론 선수들도 박세혁의 빠른 쾌유를 기원하겠다"고 덧붙였다.

두산은 경기를 내준 것보다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다치는 바람에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았다. 박세혁에 앞서 중견수 정수빈이 5회 타격 후 오른쪽 등 통증을 호소해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고, 박건우는 6회 수비를 앞두고 오른쪽 허벅지 뒤쪽이 불편해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정수빈은 17일 오전 병원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박건우는 17일 경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은 나머지 선수들이 부상 선수들의 공백을 최소화하며 버티는 수밖에 없다. 또 난세 속에서 돌파구를 찾아 줄 선수가 나와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박세혁이 하루빨리 건강하게 포수 마스크를 쓰고 홈플레이트 뒤에 서길 바라본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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