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후 맹타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는 이창진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시범경기가 막바지에 이른 시점까지 “고민할 부분이 많다”고 했다. 5선발, 필승조, 포수, 그리고 야수 라인업까지 확실하게 밝힌 게 없었다.

중견수 자리도 고민이었다. 수비에서 장점이 있는 김호령, 그리고 공격에서 장점이 있는 이창진이 경쟁했다. 확실한 주전 선수인 최원준의 중견수 활용도 없던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고민한 윌리엄스 감독의 개막전 주전 중견수는 김호령이었다. 이창진은 일단 뒤로 밀리는 듯했다.

그러나 야구 인생의 우여곡절에서 포기하지 않고 여기까지 올라온 이창진은 차분하게 때를 기다렸다. 그리고 기회가 주어지자 맹타로 코칭스태프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자신의 시즌 첫 출전이었던 4월 6일 고척 키움전에서 대타로 나서 안타와 타점을 신고한 이창진은 8일 키움전에서도 역시 한 번밖에 없었던 타석에서 안타·타점을 동시에 기록했다. 그렇게 주전 라인업에 복귀한 이창진은 맹타로 자신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이창진은 16일까지 시즌 8경기에서 타율 0.500(20타수 10안타)의 호성적을 기록했다. 7타점을 쓸어담으며 찬스에도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0개의 안타 중 4개가 2루타였을 정도로 장타감도 좋고 득점권 타율도 0.750에 이른다. 16일 인천 SSG전에서도 선발 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4안타 4타점 맹타로 팀의 11-6 승리를 이끌었다.

이창진은 16일 경기 후 “오늘 경기를 비롯해 최근 복잡한 수 싸움이나 폼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공만 보려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유리한 카운트에서는 자신있게, 2S 이후에는 콘택트 위주로 가져간 것이 오늘 4안타를 만들었던 것 같다”고 했다. 중견수 경쟁에 대해서는 “더 잘하는 선수가 나가는 것”이라고 팀 동료를 배려하면서도 “좋은 페이스를 유지해서 기회가 왔을 때 잡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하지만 맷 윌리엄스 KIA 감독은 그렇게 놀란 것 같지는 않다. 이창진이 특별한 것 없이 '자기 실력'을 보여주고 있을 뿐이라고 했다. 

윌리엄스 감독은 17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본인 경기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창진은 작년에도 복귀했을 때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크게 놀라지 않으면서 "올해도 기회가 왔을 때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살려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타석에서도 끝까지 싸우는 모습, 결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주루 플레이에서도 만족스럽다. 자기 플레이를 많이 보여주는 것 같다"고 웃었다.

이창진은 2019년 133경기에서 타율 0.270, 6홈런, 48타점을 기록하며 타격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도 22경기에서 타율 0.330으로 타격 성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는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올해는 몸 상태도 좋다. 17일에는 실점 위기를 막아내는 전력 질주 캐치를 선보였고, 펜스에 부딪히면서도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는 투혼을 보여주기도 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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