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인천 KIA전에서 끝내기 안타를 치고 환호하는 이흥련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KBO리그나 메이저리그나 엔트리에서 포수가 차지하는 지분은 특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2명, 많아도 3명 정도다. 대다수 야수 엔트리 운영 폭을 넓히기 위해 2명을 쓰는 경우가 많다. 실제 17일 기준으로 KBO리그 8팀이 포수 2명을 활용하고 있다.

백업 포수는 할 일이 많다. 대타는 상대 투수들의 공과 예상되는 투수들의 데이터를 숙지하고 있으면 일단 자기 일은 할 수 있다. 그러나 백업 포수는 다르다. 상대 타자들의 컨디션은 물론, 자팀 투수들의 컨디션도 면밀하게 살펴야 한다. 말이 쉽지 더그아웃에서 이런 집중력을 경기 내내 이어 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래서 더 고도화된 집중력이 필요하다. 

이흥련(32·SSG)은 17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IA와 경기에서 내내 집중력을 잃지 않고 있었다. 이흥련은 내내 분석지를 보며 경기 감각을 유지하려 애썼다. 상대 타자들의 휘두른 코스와 구종, 타구 분포까지 모두 머릿속에 넣었다. 출전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는 묵묵하게 경기에 집중하고 있었다. 정작 경기 기록지에 이름이 올라간 것은 연장 10회지만, 그는 1회부터 선수들과 한마음으로 경기에 뛰고 있었던 셈이다.

기회가 왔다. 연장 10회 고종욱과 교체로 들어가 이태양과 호흡을 맞춘 이흥련은 상대의 도망가는 발걸음을 붙잡는 데 일조했다. 그리고 연장 10회 2사 1,2루 상황에서 좌전 적시타를 때려 경기를 끝냈다. 출전 시간은 불과 20분 남짓이었지만, 누구보다 강한 임팩트로 마지막 순간 환호했다.

이흥련은 “구질보다는 코스를 노리고 있었다. 몸쪽과 가운데를 보고 있었다. 존을 넓게 보고 있었는데 운 좋게 실투가 왔다”고 마지막 상황을 떠올리면서 “이런 중요한 타석을 많이 해보지는 못했어도 성적이 안 좋았는데 ‘실투 하나는 던질 것이다’고 생각했다. 딱 그 실투가 왔다”고 웃었다. 실제 2013년 프로에 입단한 이흥련의 첫 끝내기 안타였다.

제한된 출전 시간에도 불구하고 4할대 타율을 기록 중인 이흥련은 “운 좋은 안타들이 있었다. 그것으로 조금씩 기분 전환을 하는 것 같다. 기록은 안타로 나오니까. 감을 찾으려고 노력 중인데 다행히 조금씩 좋아지는 단계다”고 겸손해했다. 오히려 포수로서의 책임감을 강조한다. 그는 “브리핑이나 전력분석을 다 하지만, 그날 게임 때 타자들이 뭘 쳤고 분석지로 나온다. 그걸 계속 보고 게임을 뛰고 있다 생각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힘든 위치지만 포수들 사이에서의 끈끈한 유대감으로 버틴다고 말한다. 이흥련은 “사실 잘하면 투수 공이고, 못하면 포수에게 돌아간다. (이)재원이형과 많이 의지한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재원이형이랑 세리자와 코치님이랑 의지를 많이 한다. 항상 의견을 맞추려고 한다. 셋이 그런 분위기가 정말 강하다”고 공도 돌렸다. SSG의 뒷문을 지키는 또 하나의 수호신이 단단한 각오 속에 시즌을 힘차게 열었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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