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쉬운 피홈런 두 방에 승리조건이 날아간 다니엘 멩덴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다니엘 멩덴(28·KIA)는 아마도 17일 경기에 등판하기 전 “뜬공을 조심하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법하다. 굳이 데이터가 아니더라도, 실제 등판해 경기장을 봤을 때 그런 생각을 절로 했을 수도 있다.

인천SSG랜더스필드는 리그에서 대표적인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는 120m로 그렇게 짧지 않지만, 좌우 펜스까지의 거리가 95m다. 메이저리그에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이 정도로 짧은 구장은 찾아보기 어렵다. 당연히 좌중간과 우중간도 잠실이나 타 구장에 비해 소폭 짧다. 2~3m 비거리 차이로 홈런과 뜬공이 결정되는 게 야구다. 타자들은 인천에 올 때 신이 나지만, 투수들은 스트레스가 심하다.

멩덴의 시즌 첫 승, 그리고 KIA의 시즌 첫 선발승을 날린 것도 그 홈런이었다. 멩덴은 17일 인천 SSG전에서 6이닝 동안 94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잘 던졌다.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니 선발투수로서의 몫은 다한 것이다. 간혹 제구가 흔들리기는 했지만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도 144㎞로 소폭 올라오는 등 점점 나아지는 컨디션을 알렸다. 위기관리능력도 뛰어났다.

그러나 피홈런 2개에 울었다. 1회 추신수에게 좌월 솔로포, 6회 한유섬에게 좌중월 솔로포를 맞고 2실점했다. 외야로 날아가는 타구를 보며 멩덴은 뜬공 아웃을 기대했을 수도 있지만, 두 홈런은 펜스를 살짝 넘기며 멩덴의 기록지를 망쳤다.

추신수의 홈런은 3루측 KIA 불펜에 떨어졌다. 공식 비거리는 105m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짧은 비거리라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한유섬의 타구는 좌중간 관중석에 떨어졌다. 사실 개보수가 되기 전까지 이곳은 관중석이 없는, 홈런존이었다. 하지만 스포테인먼트 시절 관중 친화적 시설로 개조한 뒤 이곳에 떨어지는 홈런이 적지 않다. SSG 투수들이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지점이 바로 여기다.

KIA와 멩덴 모두 잘 싸우기는 했지만 결국 연장 10회 접전 끝에 3-4로 졌다. 올 시즌 첫 선발승도 18일 다시 기약한다. 선발 로테이션의 펑크가 생긴 KIA는 18일 남재현이 선발로 출격한다.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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