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 ⓒ 스포티비뉴스DB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너는 포지션 어디냐고 물으면 백업이라고 이야기할래?"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 15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0-1로 패한 뒤 선수단을 소집했다. 최근 선발 출전 기회가 늘어난 내야수 박계범과 안재석, 권민석, 외야수 조수행, 김인태, 포수 장승현 등 평소 '백업'이라 불렸던 선수들에게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였다. 

김 감독은 18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LG와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마치고 불러서 백업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너희 백업 선수 아니다. 나가면 주전이다. 흔한 말로 '너는 포지션 어디냐'고 하면 백업이라고 이야기할 거냐고 물었다. 나가면 주전이다. 어떻게든 뛸 생각을 하라고 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나가면 주전이다. 기회가 오면 잡아내고 이겨내서 주전을 차지해야 한다. 백업으로 나와서 조금 잘했다고 웃으면서 집에 갈 일이 아니다. 선배들한테 그 자리를 그냥 주면 안 된다. 백업이라고 봐줄 이유도 없다. 삼진 먹고 웃고 그냥 들어오면 가만 안 있는다"고 힘줘 말했다. 

두산은 16일 잠실 LG전 도중 주전 포수 박세혁이 사구 여파로 크게 다치면서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을 뻔했다. 박세혁은 안와골절 진단을 받아 곧 수술대에 오른다. 장기 이탈이 불가피하다. 설상가상으로 중견수 정수빈도 17일 오른쪽 내복사근 손상 진단을 받고 이탈했다. 열흘 이상 휴식이 필요하다. 베테랑 키스톤콤비 김재호(출산 휴가)와 오재원(흉부 타박상)은 다음 주는 돼야 팀에 합류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선수들은 이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서 하나로 뭉쳤다. 두산은 앤드류 수아레즈를 앞세운 LG를 3-1로 제압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장승현은 "우리 팀이 이제 어떻게 보면 다 어린 선수들밖에 없으니까. (남은) 형들이 다들 모이자고 해서 '잘해보자, 너무 한숨 쉬고 못 한다고 하지 말고 다 같이 응원하면서 재미있게 해보자'고 이야기했다. 그래서 분위기를 바꿀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은 장승현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첫 경기를 잘 이끈 것 같은지 묻자 "부담스럽고 뭐고 일단 나가면 주전 선수다. 주전 선수답게 해야 한다"고 한번 더 강조했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제보>kmk@spotvnews.co.kr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