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포수 장승현 ⓒ 잠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위기가 찾아올 거라는 예상과 달랐다. 보란 듯이 2연승을 달리며 두산 베어스의 저력을 보여줬다. 

두산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팀간 시즌 3차전에서 9-1로 크게 이겼다. 17일 3-1 승리에 이어 2연승이다. 두산은 LG와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2승1패)로 장식하며 시즌성적 7승6패를 기록했다. 

위기 뒤 2연승이다. 두산은 16일 LG와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주축 선수 둘을 부상으로 잃었다. 상대 투수의 공에 얼굴을 맞은 주전 포수 박세혁의 부상 정도가 심했다. 박세혁은 안와골절로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 장기 이탈이 불가피하다. 같은 날 중견수 정수빈은 5회 타격 뒤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느껴 검진한 결과 내복사근이 손상됐다. 정수빈 역시 장기 이탈이 불가피하다. 

박세혁과 정수빈 외에도 자리를 비운 선수는 더 있다. 유격수 김재호는 16일부터 출산 휴가를 떠났고, 2루수 오재원은 흉부 타박상으로 지난 10일부터 부상자 명단에 올라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개막 때 구상한 베스트 라인업에서 절반 가까이 빠진 셈이다. 

김 감독은 늘 그렇듯 "있는 선수"로 어떻게 버틸지 다시 판을 짰다. 당장 포수는 수비 안정감이 있는 장승현에게 맡기고, 유격수는 올해 1차지명 신인 안재석이 나섰고, 중견수는 조수행에게 기회가 갔다. 오재원이 빠진 자리는 일찍이 박계범이 들어가 잘 채워주고 있었다. 

두산은 주변의 우려와 달리 17일 LG전에서 3-1로 이기면서 빠르게 분위기 반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장승현은 최원준(6이닝 1실점)-박치국(⅔이닝)-이승진(1⅓이닝)-김강률(1이닝)의 호투를 리드했고, 안재석과 조수행은 여러 차례 호수비를 펼치며 승리에 기여했다. 

김 감독은 1승에 만족하지 않았다. 18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전하고 싶은 확실한 메시지를 한번 더 강조했다. 선수들에게는 15일 LG에 0-1로 패한 뒤 이미 전달한 내용이었다. 

▲ 두산 베어스 조수행(오른쪽)이 2루를 훔치고 있다. ⓒ 잠실, 곽혜미 기자
김 감독은 "(LG와 주말 3연전) 첫 경기를 마치고 불러서 백업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너희 백업 선수 아니다. 나가면 주전이다. 흔한 말로 '너는 포지션 어디냐'고 하면 백업이라고 이야기할 거냐고 물었다. 나가면 주전이다. 어떻게든 뛸 생각을 하라고 했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이어 "나가면 주전이다. 기회가 오면 잡아내고 이겨내서 주전을 차지해야 한다. 백업으로 나와서 조금 잘했다고 웃으면서 집에 갈 일이 아니다. 선배들한테 그 자리를 그냥 주면 안 된다. 백업이라고 봐줄 이유도 없다. 삼진 먹고 웃고 그냥 들어오면 가만 안 있는다"고 덧붙였다.

18일은 공수 조화가 완벽했다. 타선은 2회 상대 선발투수 이민호가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고 몰아붙여 대거 6점을 뺏었다. 이때 허경민(1타점), 박건우(2타점), 김재환(2타점), 양석환(1타점)이 타점을 생산했다. 투수는 아리엘 미란다(5이닝)부터 김명신(1⅔이닝), 홍건희(1⅓이닝)-김민규(1이닝)까지 4명을 기용해 1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허경민은 경기 뒤 "주전 선수들이 빠져서 두산이 약해졌다는 말은 듣고 싶지 않더라. 젊은 선수들이 겨울 동안 열심히 했다. 그런 소리만큼은 안 들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옆에 손시헌, 김재호, 오재원 선배들과 같이 뛰다가 어린 친구들이 (센터라인에) 있으니 낯설다. 한편으로는 기대가 된다. 잘해줘서 고맙고 기특하다"고 표현했다. 

두산을 대표하는 화수분 야구는 모두 위기라 말할 때 빛을 발했다. 오재원과 김재호는 각각 고영민(현 두산 코치)과 손시헌(현 NC 코치)이 부진과 부상으로 고전할 때 주전을 꿰찼고, 김재환과 박건우는 2016년 시즌을 앞두고 김현수(현 LG)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을 때 자리를 잡았다. 박세혁은 양의지(현 NC)가 FA 이적한 뒤 2019년 통합 우승을 이끌며 자리를 굳혔다. 또 한번 위기라 말하는 순간, 두산에 또 어떤 새로운 얼굴이 나와 강팀의 저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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