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 같은 강속구로 시즌 초반 탈삼진 레이스를 리드하고 있는 제이콥 디그롬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강유 영상 기자] 투수들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쿠어스필드지만, 타자들이 공을 쳐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뉴욕 메츠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33)은 이 명제를 제대로 증명했다.

디그롬은 18일(한국시간) 미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4탈삼진 1실점 역투로 기어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콜로라도 타선의 최근 타격감이 그렇게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말 그대로 압권의 투구였다.

2회 무사 1,2루에 몰린 게 어쩌면 디그롬에게는 자극이 된 모습이었다. 위기를 탈출하기 위해 집중력과 구위를 한껏 끌어 올린 디그롬은 연신 상대 타자들을 삼진으로 처리해 나가며 스스로 위기에서 탈출했다.

시속 100마일(161㎞)을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디그롬의 강력한 구위에 콜로라도 타자들이 줄줄이 삼진으로 나가 떨어졌다. 콜로라도 타자들은 디그롬의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췄지만 그 어느 누구도 디그롬의 공을 공략하지 못했다. 메츠 팬들로서는 아름다운 헛스윙 행진이었다. 콜로라도 타자들의 배트는 연신 허공만 갈랐다.

2회부터 4회까지 무려 9타자 연속 탈삼진. 메이저리그 기록인 톰 시버의 10타자 연속 탈삼진에 단 하나가 모자랐다. 시즌 초반부터 위력적인 구위를 선보인 디그롬은 단 3경기 만에 3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오히려 진화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이닝당 탈삼진 개수는 무려 15.75개로 리그 1위다.

내셔널리그에 디그롬이 있다면, 아메리칸리그에는 지난해 리그 사이영상 수상자인 셰인 비버(클리블랜드)가 있다. 지난해 단 12경기에서 무려 122개의 삼진을 잡아낸 비버의 탈삼진 행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비버는 개막전부터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더니, 개막 후 네 경기에서 연달아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하는 진기록을 썼다. 이는 1893년 이후 128년 만에 처음으로 나오는 역사적 행진이었다.

디그롬과 비버 모두 시즌 300탈삼진 고지를 향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디그롬의 개인 기록은 2018년 269개. 비버는 2019년 259개다. 후보는 또 있다. LA 다저스 트레버 바우어, 뉴욕 양키스 게릿 콜도 막강한 탈삼진 능력을 바탕으로 이들을 추격하고 있다. 콜은 2019년 이미 한 차례 300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경력자. 상대 타자에 일말의 기회도 주지 않는 무자비함을 앞세운 투수들의 최고 레이스가 뜨겁게 점화됐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이강유 영상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