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준상. 제공ㅣ나무엑터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배우 겸 감독 유준상이 영화 '스프링 송'으로 세 번째 장편 연출에 나섰다.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번 작품은 유준상의 섬세한 관찰력과 호기심에서 출발했다.

21일 개봉한 '스프링 송'은 미완성의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무작정 여행을 떠난 밴드의 좌충우돌 제작기를 담은 뮤직 로드 무비다. 유준상이 제작, 감독, 각본, 주연을 맡았다.

'스프링 송'을 연출한 감독으로 나선 유준상은 21일 오후 스포티비뉴스와 화상 인터뷰에서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사람들이 저기서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싶어 재밌었다. '저기서 아무 말을 해보면 어떨까' 했고 그 동안 연극, 뮤지컬을 해왔으니 그 대사들로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고 기획 계기를 밝혔다.

이번 작품은 뮤직비디오를 만들기 위해 좌충우돌의 여정을 보내는 감독 준상(유준상)과 준화(이준화)의 이야기를 리얼 다큐처럼 보여준다. 준상은 뜻 모를 연기 주문을 계속 하고, 배우들은 콘티도, 노래도 없이 다짜고짜 해야하는 즉흥 연기에 당황스러워 한다. 결국 '이렇게 해서 뭐가 나오려나' 싶은 순간 퍼즐이 맞춰지듯 그럴듯하게 완성된 뮤직비디오로 엔딩을 맺는다. 이 과정에서 펼쳐지는 김소진, 정순원의 연기 퍼레이드 역시 관전 포인트다.

유준상은 "마지마에 뮤직비디오가 나와야 하는 장면을 처음부터 생각하며 찍었기 때문에 퍼즐을 맞히는 것처럼 어려웠다. 전체적인 줄거리만 있었지 뮤직비디오를 어떻게 만들 지는 300가지의 이미지가 담겨 있었다. 일일히 쓸 수가 없어서 제 머리 속으로 '여기서 이걸 찍어야 해'라고 생각했다"며 즉흥적이었던 연출 스타일에 대해 말헀다.

이어 "정말 많은 컷을 찍었고 머리 속에서 컷들이 움직인다. 그런 연출 방식을 처음 현장 놀러오시는 분들이 다들 재밌어해주신다. 저는 독특하다고 느끼진 못했지만 오시는 분들이 '재밌는 현장입니다'라고 해주셔서 그걸로 좋았다"고 말했다.

▲ 유준상. 제공ㅣ나무엑터스

작품의 주인공인 김소진은 유준상이 뮤지컬 '그날들'을 하며 일찌감치 캐스팅을 '찜'해둔 인재였다. 유준상은 "같이 연습하면서 깜짝 놀랐고 이 친구가 왜 아직까지 영화, 드라마를 안 하는지 궁금했다. 엄청 잘될 것 같아서 미리 영화 출연 약속을 받아놨다. 그러다가 점점 잘되기 시작해서 정말 바쁜 와중에 소진 씨가 출연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소진이 너의 모습이 제일 아름답게 나오는 영화가 될 거야'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화를 보신 소진씨 지인 분들이 그렇게 얘기해주셔서 아마 약속은 지킨 거 같다. 영화를 보시면 김소진 씨의 새로운 모습, 멋진 연기를 보실 수 있을 거다"라고 자신했다.

특히 영화에서 김소진, 정순원의 연기 열전에 대해 유준상은 "제가 이 배우들의 연기를 무대에서 직접 봤기에 더 확신이 들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무대에서 빛나는 이 친구들의 모습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모습을 영화에서 보여주면 결은 다르지만 그들의 순간 몰입하는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다. 역시 모니터링 하면서 저도 푹 빠져들었다. 아마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배우들의 색다른 연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화 연출에 뜻을 품은 것에 대해 "영화 연출을 전공했다. 그 시기가 치열해서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언젠간 영화 연출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많은 감독님들이 계시니 차별화하기 위해 음악을 소재로, 그리고 그 음악은 내가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47세 때 처음으로 연출을 했다. 말로는 70세까지 한다고 했다. 앞으로 천천히, 많아야 10작품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제가 생각하는 걸 잘 담을 수 있을때 도전해보려고 한다"며 "계속 열심히 단련해서 나이가 들어감에도 여러분에게 믿음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저만이 낼 수 있는 색깔의 이야기로 여러분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 유준상. 제공ㅣ나무엑터스

끝으로 유준상은 오랜 세월 연기자로 활동하면서 꾸준히 건강한 이미지를 지켜올 수 있었던 점에 대해 "관객, 시청자 여러분이 함께한다는 생각, 그 약속이 저를 더 철저하게 만드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저도 인간이기 때문에 절대로 완벽해줄 수 없다. 하지만 여러분이 계시기 때문에 한 작품이라도 나은 모습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 어떨 땐 제자리 걸음이 되기도 하는데 그것이 잘 보였으면 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어느 순간 더 좋은 배우, 사람의 모습으로 다가서지 않을까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드라마 연기, 뮤지컬 배우, 영화 감독, 음악까지 다방면에서 끊임없는 열정을 펼치는 것에 대해서도 결국은 지켜봐주는 대중에게 공을 돌렸다.

유준상은 "스승님이 '배우는 일지를 써야한다'고 하신 뒤 지금까지 30권이 넘게 글을 쓰고 있다. 매일 공연 끝나고 나는 어떤 상태였는지, 두려움을 어떻게 이겨내야 하는지 글을 쓴다. 결국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 때문인 거 같다. 제 이야기를 보시는 분들이 행복해하시는 그 느낌을 제가 어느 순간 얻었기 때문에 모든 분들의 사랑과 관심이 저에게 에너지의 원천이 되지 않을까 싶다. 끊임없는 저와의 약속이기도 하다. 저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와중에 나오는 에너지인 것 같다"고 전했다.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bestest@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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