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1위 팀 전북과 2위 팀 울산이 격돌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한국에서 A매치 다음으로 관심 있는 더비다. 팬들에게 즐겁고 좋은 축구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맞대결. 매년 전북 독주 체제에 대항하는 울산이 홈에서 어떤 결과를 낼지 경기 시작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올해는 새로운 감독들이 지휘봉을 잡은 뒤에 첫 맞대결이었다.

울산과 전북은 K리그 우승 후보다. 전북은 최강희 감독 시절부터 우승 트로피를 놓치지 않았고, 울산은 김도훈 감독 시절에 대대적인 투자로 전북에 대항했다. 치열한 승점 경쟁에 우승컵까지 쥘 뻔 했지만, 막판에 미끄러지면서 고배를 마시기도 했다.

올해에는 양 팀 모두 새로운 감독 아래서 시작했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끝으로 김도훈 감독과 아름다운 작별을 했고, 홍명보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전북도 조제 모라이스 감독 후임으로 김상식 감독을 선택했다.

울산은 초반에 무패를 질주하며 1위에 있었지만, 전북은 만만하지 않았다. 울산이 덜미를 잡히는 틈을 놓치지 않았고 10라운드까지 패배하지 않으며 선두를 탈환했다. 승점 차이도 6점. 21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승점 3점을 가져가는 팀이 전반기 확실한 대권을 쥘 수 있었다.

당연히 경기 전 출사표는 승리였다. 김상식 감독은 "현대가 더비는 중요하다. 양 팀 모두 승리에 총력을 다할 것이다. 우리는 울산을 만나 좋은 기억이 있다. 자신감과 경험이 많다"고 말했고, 홍명보 감독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 선수들이 전북전에서 위축되는 모습이 있었다. 오늘은 사슬을 끊길 바란다. 현대가 더비는 한국에서 A매치 다음으로 관심있다"고 각오했다.

양 팀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팽팽한 중원 싸움에 빈틈이 없었다. 박스 안팎에서 기회를 만들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전북은 울산 원정에서 타이트한 두 줄 대형으로 옭아맸고, 울산은 좀처럼 뚫지 못했다.

좁은 틈을 비집었기에 슈팅도 적었다. 울산은 총 6회에 유효슈팅 1회, 전북은 슈팅 5회에 유효슈팅 2회였다. 빅매치에 기대했던 팬들 입장에서는 득점 없이 0-0 무승부, 총 유효슈팅 3개는 아쉬울 수 있다.

전북 김상식 감독은 알고 있었다. 공식 석상에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어 죄송하다"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 이어 "선수들이 소극적이었다. 지키려고 하는 마음이 강했던 것 같다. 하프타임에 적극적인 걸 주문했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홍명보 감독도 "서로 치고받고, 골도 났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지 못했다. 인정한다. 양 팀 모두 공격적이었다면 좋았을 거라는 생각은 한다. 득점을 제외하면 모든 것이 좋았지만, 골을 넣지 못해 아쉽다"며 득점이 없어 다소 지루했을 수도 있을 경기를 인정했다.

그라운드에서 뛰었던 선수는 달랐다. 90분 동안 3선에서 투지 있게 활약한 신형민은 "기대했던 만큼 재밌었다. 경기장 안에서 뛰는 선수 입장에서는 치열했다. 득점을 해서 어떤 팀이 이기고 지는게 서로에게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때도 있다. 우리는 항상 승리를 준비한다"고 말했다. 

11라운드 최대 빅매치에 '먹을 것은' 없었지만, 홍명보 감독은 "무득점은 아쉽지만, 선수들이 하나부터 열까지 준비한 것을 모두 이행했다" 김상식 감독은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해야 했다. 승부의 세계에서 승패는 당연하지만, K리그 흥행을 위해서 공격적이고 재밌는 경기를 해야했다"고 다짐하며 다음 라운드에서 재미와 승리를 약속했다. 

스포티비뉴스=울산, 박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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