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이 은사 김학범 감독을 응원했다.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5년 전 올림픽에서 아픔을 겪었던 신태용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김학범호의 건승을 기원했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올림픽 남자 축구대표팀(FIFA랭킹 39위)은 21일 오후 5시(한국시간) 스위스 취리히에 위치한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에서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남자 축구 조추첨식 결과, 뉴질랜드(122위), 루마니아(43위), 온두라스(67위) 등과 B조에 속하게 됐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한국 입장에선 최상의 조편성이다. 껄끄러운 상대인 프랑스(A조), 멕시코(A조), 이집트(C조)를 모두 피했다. 뉴질랜드, 루마니아, 온두라스는 예상 가능한 경우의 수 중에서도 가장 쉬운 대진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6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에서 한국 축구 대표팀을 이끌었던 신태용 감독도 22일 '스포티비뉴스'와 전화 인터뷰에서 "누가 했는지 모르겠지만 최상의 조추첨이었다고 생각한다"라며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 조편성 결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라고 웃었다.

▲ 신태용 인도네시아 대표팀 감독에게 2016 리우 올림픽 8강 온두라스전은 상처로 남았다.

최상의 조편성이지만, 온두라스라는 상대가 영 찝찝하다. 5년 전 신태용 감독에게 아픔을 안겼던 상대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당시 일방적인 공세를 펼치고도 0-1로 패하며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 인해 2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꿈도 무너졌다.

신 감독은 "온두라스 이야기만 나오면 아직도 진짜 속에서 부글부글 올라온다. 경기를 잘하고 좋은 기회를 얻어 놓고도, 결과를 못 가져와서 가장 아쉬운 경기 중 하나였다고 생각한다"라며 5년 전 기억을 떠올렸다.

이어 "중남미 선수들은 기본 개인 기량은 나름 갖고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투지, 악바리 근성을 보여주면 훨씬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라고 온두라스를 평가했다.

최상의 조편성이라는 평가 때문에, 조별리그 통과는 당연하다는 분위기다. 정작, 김학범 감독과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은 더 커질 수 있다. 신 감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감독님이 잘 하시겠지만, 선수들의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하다. 언론에에서도 '최상의 조'라는 말을 많이 할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긴장이 풀어질 수 있다"라며 정신적인 측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신 감독은 마지막으로 "김학범 감독님은 저와 오랫동안 사제지간으로 지냈다. 제가 은사님으로 모시는 분이다. 도쿄올림픽에서 원하는 성적을 낼 수 있길 응원한다. 또 우리 선수들은 감독님을 잘 따르길 바란다. 최상의 조라고 생각해서 긴장을 늦춘다면, 더 큰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매 경기 결승이라고 생각해야한다. 만만한 팀은 없다. 그런 마음을 갖고 잘 준비해야 한다. 올림픽은 축구 선수들에게 있어서 평생 한 번밖에 못나가는 대회일 수도 있다.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올림픽을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 저 또한 2016년 6월에 아쉬움을 많이 남겼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마음이 아프고 생각이 난다. 그런 후회 없는 경기를 하고 선수들이 왔으면 좋겠다"라고 응원과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스포티비뉴스=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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