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는 23일 SSG 랜더스와 경기에서 파격적인 라인업을 시도했다. 영입 때부터 포수로는 생각하지 않는다던, 1루수로도 보기 힘들 것이라던 데이비드 프레이타스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7연패 기간 느낀 점이 많다면서 프레이타스의 지명타자 자리를 야수들이 공유하도록 하고, 박동원과 이지영 아닌 제3의 포수 옵션까지 생각하는 '큰 그림'을 그렸다. 외국인 타자가 포수로 출전하는 것은 KBO리그 역대 34경기째, 선발 출전은 24경기째다. 

1회 출발은 좋았다. 안우진은 1회 2사 후 최정에게 2루타를 하나 맞았지만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2회 역시 공 13개로 깔끔하게 끝냈다.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준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프레이타스와 안우진의 의사소통 문제도 없어 보였다. 

그런데 3회 이후 불펜 투수가 나오면서 프레이타스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급기야 4회 2사 만루에서 '사고'가 터졌다. 김선기는 슬라이더를 던졌는데, 프레이타스는 직구를 예상한 듯 떨어지는 공을 뒤로 흘렸다. 오준혁이 홈을 밟아 점수 2-4가 됐다. 

이어 볼카운트 2-1에서는 직구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해 폭투를 만들었다. 홈으로 뛰어든 이재원을 잡기 위해 급하게 송구한 공이 김선기의 머리 위로 넘어가는 아찔한 장면도 나왔다. 최정 타석에서만 두 차례 포수 실수로 실점이 늘었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박동원 이지영이었어도 같은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 실험은 결과적으로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 이제 막 7연패를 끝낸 시점에서 팀 분위기에 역효과를 불러올 만했다. 

무엇보다 프레이타스에게 악영향일지 모른다. 프레이타스는 2-8로 끌려가던 6회 삼진을 당한 뒤 고개를 들지 못한 채 더그아웃으로 터벅터벅 걸어갔다. 타석에서 볼넷 하나에 그친 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키움은 5-9로 졌다. 프레이타스는 끝까지 마스크를 썼다.  

▷KBO리그 역대 외국인 포수

2003년 한화 엔젤 페냐 1경기 8이닝
2014년 넥센 비니 로티노 12경기 52이닝
2015년 한화 제이크 폭스 6경기 22이닝
2016년 한화 윌린 로사리오 2경기 10이닝
2017년 로사리오 2경기 6이닝
2019년 NC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11경기 94이닝
2021년 키움 데이비드 프레이타스 1경기 9이닝(진행중)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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